농경연 이슈 플러스 보고서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농가 62.7%가 “농업수입 감소”
경영비 상승 응답은 66.8% 

농업부문투자 늘리려면
농업소득 안정적 증대
농신보 정부 출연금 증액 등 
농업자금 접근성 높여야

갈수록 농업인의 영농여건이 악화되면서 농업부문 투자 의향도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업부문투자를 늘리기 위해선 농업소득의 안정적 증대와 함께,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의 정부 출연금 증액 등 농업인의 농업자금 접근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월 23일 KREI 이슈플러스 ‘농가 부채와 금융 조달 현황, 진단과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최근 농업인의 영농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경연이 올해 1월 25일부터 2월 5일까지 현지통신원(응답자 9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분석이다. 

2022년과 비교해 2023년 농업 수입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응답자의 62.7%, 경영비가 늘었다고 답한 비율은 66.8%로 각각 나타났다. 농업 수입이 감소한 원인으론 ‘기상여건 등으로 수확량이 적었다’(76.3%), ‘기상여건 등으로 품질이 좋지 않았다’(68.8%), ‘경기 불황 등으로 소비가 줄었다’(55.4%), ‘(나이, 건강 등으로)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있다’(25.4%), ‘내가 주로 재배(사육)하는 품목(축종) 가격이 떨어졌다’(25.1%)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집필한 유찬희 농경연 연구위원은 “기후영향에 따른 작황 부진이 크게 영향을 미친 가운데 소비 부진과 가격 하락, 농업인의 신체적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영비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농약, 비료, 종자 등 투입재 가격이 올랐다’고 응답한 비율이 91%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던 답은 ‘농기계, 자재비 등의 가격이 올랐다’(70.4%). 국제 정세 불안정 등의 이유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진 요인이 경영비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영농 여건이 불안해지면서, 농업부문 투자도 위축됐다. 2021~2023년 농업부문 투자 규모는 ‘3000만원 미만을 투자했다’고 답한 응답 비율은 66.6%였고 이 중에서도 19.8%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5000만원 이상 투자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9.3%에 불과했다. 농업부문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농사 여건이 좋지 않아 수익성이 낮다’(70.7%), ‘나이와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다’(65.2%), ‘추가로 투자할 부분이 많지 않다’(60.8%) 등으로 나타났다.

유찬희 연구위원은 향후 농사의 불확실성이 크고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과 경영주가 고령화되면서 투자에 따른 기대 수익이 줄어드는 점이 농업부문 투자 규모를 위축시킨 주된 원인이라고 제시했다.

이런 설문조사를 근거로, 보고서는 농업부문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농업자금을 조달하고 투자할 수 있을 정도의 농업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정비가 중요하다고 적시했다. 수입보장 보험 확대 및 본사업 전환 검토, 전략작물직불제 등을 활용한 수급 조절 효과 강화, 기후영향 피해 완화, 농식품바우처 등 취약 계층 식품 접근성 개선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 농업소득 증대와 함께 수급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농업인의 금융 접근성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 예로, 농신보 기금의 출연금 규모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2024년 신규 예산은 300억원이나 2023년 기준 운용배수가 15.1배로 적정 수준인 12.5배를 넘어서고 있어 그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것.  

유찬희 연구위원은 “이 뿐만 아니라 금리 수준도 농업인 투자의향에 유의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농업자금 이차보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상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 사업 고도화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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