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채소류 생육 실측결과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큰 일교차에 배추 냉해 
제주지역 비 많이 내려
겨울무 출하작업에 차질
마늘·양파 생육 이상 없어

한파와 상대적으로 포근한 날씨가 반복되고, 눈·비가 이어지는 등 겨울철 급격한 기상여건 변화에도 배추를 제외한 주요 채소류 생육 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배추·무·마늘·양파 등 주요 채소류 생육 실측 결과를 발표했다.

▲배추·무=수확 및 출하가 한창인 겨울 배추·무 생육 상황이 주산지 기상 여건으로 인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경연에서 최근 발표한 농업관측 2023년 13차 발표 자료에 따르면 겨울배추는 주산지인 전남지역의 기상여건 악화로 인해 생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큰 일교차에 더해 눈까지 많이 내려 냉해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다.

이 같은 배추 가격(10kg망, 상품)은 설 명절 직후 중도매인들이 물량 확보에 집중하면서 9000원대 초반까지 올랐으나, 상품성이 좋지 못한데다 소비 수요도 감소해 8000원대 초반에서 9000원대 초반을 오가며 약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5000~6000원대 초반이었던 지난해 동기보다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겨울배추 수확은 이달 말 대부분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추와 다르게 겨울무는 농경연 실측에서 제주지역의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인해 생육이 전년보다 좋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파종기 및 생육 초기 태풍 피해가 적었고, 생육기에는 잦은 비로 근비대가 원활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1월에는 조기정식과 조기출하로 평년과 비교해 공급량이 많았던 탓에 시세가 나오지 않아 산지 자율폐기와 정부수매까지 이뤄졌다.

다만, 최근엔 출하작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제주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도매시세(20kg, 상품)가 생산비(1만1500원)는 회복한 것으로 확인했다. 가락동 도매시장 기준, 2월 19일부터 일주일간 하루 평균 반입량이 500톤 안팎에 불과했고, 380톤 수준까지 떨어졌던 2월 26일에는 가격이 1만5902원까지 뛰었다. 대아청과에서 무 경매를 담당하는 김찬겸 차장은 “제주에 올해 같이 비가 많이 내린 기억이 없을 만큼 계속 비가 와 출하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시장 반입량이 줄어 단기적으로 시세는 양호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찬겸 차장은 그러나 “산지에 오랜 기간 내린 비가 저장, 시세 등 향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마늘·양파=올해 마늘·양파 생육 상황은 전국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늘은 2월13~21일까지 진행한 농경연의 1차 생육 실측 결과, 엽수·초장 등 생육지표가 전년과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겨울철 급격한 기온변화가 있었지만 다행히 마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는 게 농경연 측의 설명이다. 저품위 마늘이 문제가 됐던 지난해도 이 시기에는 생육 상황이 양호했다.

실제 마늘 생산 현장에서도 지금까지는 생육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권혁정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협회 차원에서 최근 전국 작황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은 줄었으나 아직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한지 마늘의 경우 비닐에서 마늘을 세우는 유인작업을 해야 하는데 비가 많이 와 이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같은 기간 진행한 양파 1차 실측에서도 생육 상황은 전년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월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이뤄지는 조생종 양파도 생육기 기상여건이 양호해 생육상태는 2023년과 유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농경연 조사와는 달리 현장에선 일부 지역에서 냉해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은 “대체적으로 작황이 양호한 편이지만 고흥에서 이미 140ha 가량 냉해 피해를 입었고, 전북에서도 냉해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3월에도 한파가 예고된 만큼 냉해가 양파 생육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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