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농가 시름

[한국농어민신문 이강산 기자] 

김용환 한농연 구례군 정책부회장이 일조량 부족으로 상품 가치가 떨어진 오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용환 한농연 구례군 정책부회장이 일조량 부족으로 상품 가치가 떨어진 오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생장 늦어지고 상품성 저하
구례 오이 생산량 20% 줄고
나주 멜론 출하량도 16% 감소

일조시간 평년비 22~33% 적어
전남도, 정부에 ‘재해 인정’ 건의

남부지방에 겨울비가 지속되면서 일조량 부족 영향으로 농작물 생육 부진과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생산량 하락으로 농가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26일 만난 김용환 한농연 구례군 정책부회장(67)은 “지난주 토요일(17일)부터 내린 비가 오늘 오전에야 그쳤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김용환 부회장은 아내와 함께 200평 하우스 4동 총 800평에서 오이를 재배하고 있으며, 10월 중순 정식을 시작해 11월 말부터 6월까지 가락시장으로 출하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오이 생장 속도가 늦어지고, 상품성 낮은 오이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00평 하우스를 기준으로 평년에는 일주일에 10kg 박스를 200~250박스 출하하는데, 올해는 170~220박스 수준으로 생산량이 약 20%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그나마 가격이 좋아 전체 매출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학교 개학과 봄나들이로 본격적인 소비가 시작되는 3월에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가 저조하면 지금의 가격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가입했지만, 일조량 부족에 의한 상황이라 날씨가 빨리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나주 멜론재배 지역에서도 출하량이 16%가 감소했으며 특히 특품 출하량이 전년 대비 7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는 24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영광 등 주요 5개 시군 일조시간이 평년 대비 22~33%가 감소해 생리장해 발생과 곰팡이 등 방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조량 감소에 따른 농작물 생산량 감소를 재해로 인정해 시설 농작물 등 재해 피해 조사를 실시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광현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겨울철 일조량 부족에 따른 난방기 사용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작물 수확량은 줄어 농업인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농업인이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일조량 부족을 농어업재해로 인정해 피해 조사를 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례=이강산 기자 leek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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