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지역순환경제센터장)

[한국농어민신문] 

농촌사회 유지·재생 위한 ‘최후의 보루’
단순히 학교 숫자 줄이는 논의 아닌
'농어촌 교육 혁신' 지역사회 지혜 모아야

며칠 전 전북 A면 중학교가 올해부터 인근 B면 중학교와 통폐합된다고 한다. 전북도 교육청에서 파악한 결과, 재학생이 7명인 A중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1명도 없어, 결국 학생과 학부모 투표를 통해 인접 B중학교와 통폐합이 결정됐다. A면과 B면 이외 인근 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머지않아 지역 내 중학교 통폐합 도미노를 우려하고 있었다.

충북 한 지자체는 2020년 기준 고등학교는 자율고등학교 1개와 특성화고등학교 1개에 학생 수는 578명이었다. 이 지역 초등학교가 11개교에 925명, 중학교 5개교에 학생 수 587명이니, 초등학교 졸업 후 약 300여명의 학생이 중학교 진학을 위해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학교 졸업 후에도 약 200여명의 학생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었다.

또 다른 지자체는 인접 5개 면에 유지되고 있는 중학교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지역사회가 협의하여 기존 3개 중학교를 기숙형 중학교로 통폐합하였다. 5개 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 졸업 후 지역 중학교에 진학하도록 유도하고, 외부에서 학생 유입을 지역사회에서 돕는다는 것을 전제로 중학교를 통폐합하였다고 한다. 현실은 매년 신입생 수가 줄어들고 있고, 가장 큰 이유는 지역 초등학교 아이들이 졸업 후 인근 대도시로 진학하는 비율이 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2023년 3월 기준 전국 시도별 초·중·고등학교 폐교현황을 살펴보면, 전남지역에서 폐교된 학교는 839개로 가장 많았고, 경북 737개, 경남 585개, 강원 479개, 전북 327개, 충남 271개, 충북 260개, 경기 179개 순이었다. 이 시기 서울은 4개 폐교, 대전은 8개 폐교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2024년에도 전국에서 33개 초·중·고등학교가 폐교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9개 학교가 폐교될 것으로 예상됐다. 경북이 6개, 경기 5개, 전남 4개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교육부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유·초·중등학교 수는 2만605개교로 전년 대비 91개교 감소했다. 유치원은 감소하였으나 초·중·고·기타학교는 모두 증가하였다. 유치원은 전국 8441개원으로 전년 대비 121개원이 감소하였고, 초등학교는 6175개교로 전년 대비 12개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는 3265개교 전년 대비 7개교가 증가했고, 고등학교는 2379개교로 전년 대비 6개교가 증가했다.

반면, 전체 유·초·중등 학생 수는 578만3612명으로 전년대비 1.6%인 9만6156명이 감소했다. 유치원은 52만1794명으로 3만1018명이 감소하여 전년 대비 5.6% 줄었고, 초등학교는 260만3929명으로 6만349명(2.3%) 감소했으며, 중학교는 132만6831명으로 2만1597명(1.6%) 감소했다. 고등학교는 127만8269명으로 전년 대비 1만5921명(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별 감소율이 가장 큰 시도를 보면 유치원생은 울산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 초등학생은 전북이 전년 대비 4.4% 감소, 중학생은 서울로 전년 대비 3.3% 감소, 고등학생도 서울이 전년 대비 0.8%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전국적으로 전체 유·초·중등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다문화 학생 수(각종학교 포함)는 2023년 18만1178명으로 전년 대비 7.4%인 1만2533명이 증가했다. 초등학교는 11만5639명으로 전년 대비 3.6%, 중학교는 10.0%, 고등학교는 26.6% 각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다문화 학생 수는 2012년 다문화 학생 수 조사 시행 이후 지속 증가하는 추세이며, 전체 학생 수에서 다문화 학생 수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3.5%로 전년 대비 0.3%p 상승했다고 한다. 다문화 학생 가운데 국내에서 출생한 학생이 전체의 71.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부모의 출신 국적별 다문화 학생 비율은 베트남이 32.1%로 가장 많았고, 중국(한국계 제외) 24.6%, 필리핀 9.1% 순이었다.

초등학교 통폐합에 이어 중·고등학교 통폐합이 인구감소 위기에 처한 농어촌지역에서 현실이 되었고, 지자체와 교육청, 의회 등에서도 앞다퉈 소규모 학교 통폐합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이어 중·고등학교 통폐합은 그렇지 않아도 인구 감소로 주민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는 농어촌지역을 인구절벽으로 내모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학교 숫자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농어촌지역 주민 구성원의 변화와 초·중·고등학교 교육여건과 학생 수 변화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인구감소 위기 속에서 농촌사회 유지와 재생을 위한‘최후의 보루’로서 농어촌 교육이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충분한 공론을 통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