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재배면적 실측조사’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재배면적 실측조사 결과, 2023년산 수확기 가격이 약세였던 마늘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수확기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형성했던 양파 재배면적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양파의 경우 이미 냉해피해가 있어 재배면적 증가만큼 생산량이 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생산자단체의 예측이다.

전년비 4.2% 줄어 2만3592ha
제주·전남지역 면적 감소폭 커


마늘=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4년산 마늘·양파 재배면적 실측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기준, 2024년산 마늘 재배면적은 2023년과 비교해 4.2% 줄어든 2만3592ha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재배 의향면적 조사 결과보다 감소폭이 1.4%p 확대된 것으로, 재배 의향면적은 2만3944ha로 파악됐었다. 마늘 품종별 실제 재배면적은 한지형이 전년 대비 6.3% 감소한 4292ha, 난지형은 3.7% 축소한 1만9300ha로 조사됐다. 난지형 중에선 대서종이 2023년보다 2.5%, 남도종이 5.9% 줄었다.

지역별로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마늘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도종 비중이 높은 제주와 전남지역 면적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 지역 마늘 재배면적은 8.1%, 전남은 5.6% 줄어들며 면적 감소율 1·2위를 기록했다.

마늘 재배면적 감소의 원인은 가격으로, 2018년 이후 전년산 수확기 대체재 가격에 의해 재배면적 증감이 반복된다는 게 농경연 측의 설명이다. 올해는 마늘과 비교해 2023년산 가격이 양호했던 양파·양배추 등으로 작목 전환한 농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배면적 감소에도 마늘 생산량은 평년 단수를 적용할 경우 단수가 평년보다 적었던 2023년산 대비 소폭(약 0.5%) 증가한 31만4000톤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만8829ha…전년비 4.7% 증가 
생산량 135만7000톤 수준 예측

양파=2024년산 양파 실측 면적은 1월 20일 기준, 전년보다 4.7% 늘어난 1만8829ha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재배 의향면적(1만8789ha) 조사 당시와 비교해 0.2%p 증가한 규모다.

양파 품종별로는 조생종이 2023년 대비 0.5% 늘어난 2971ha, 중만생종은 5.5% 늘어난 1만5858ha로, 조생종 양파 재배면적은 2023년산 양파 수확기(4~5월)의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하면 높은 면적 비중이다.

양파 재배면적 확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확인됐다. 경기·강원 권역의 증가율이 8.6%로 가장 크고, 그 다음은 전북(7.6%)·경남(6.1%)·경북(5.5%)과 제주(5.5%) 순이다. 주산지인 전남지역의 면적 증가폭은 2.8%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러한 재배면적 증가로 인해 올해 양파 생산량은 전년 대비 11.6% 늘어난 135만7000톤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평년보다는 3% 이상 많은 물량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올해 실제 양파 생산량은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고흥 지역에서 140ha에 걸쳐 냉해 피해를 입은 데다, 전북 지역에서도 냉해 피해가 접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적정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농가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계도 활동을 벌인 결과, 당초 걱정보다는 양파 재배면적이 늘지 않았다”라며 “냉해 피해와 기상 상황으로 짐작할 때 올해는 풍년을 기대하기 어려워 재배면적 증가만큼 생산량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생산자단체에선 오히려 농가들이 재배면적이 늘어난 측면만을 보고, 생산량 증가를 예상하며 투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을 진행 중에 있다. 강선희 위원장은 “올해는 생산량 증가로 인한 가격 폭락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또한 수입 양파 가격이 올라 수입산을 쉽게 들여올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농가에서는 수입산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아 올 수 있도록 병해충 관리 등 고품질 양파 생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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