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정민 기자] 

307톤 발아율 85%도 안돼
곰팡이 진균 감염 원인 추정
전북도 등 볍씨공급 부족 우려
참동진·안평 등 대체 계획

농가는 “안이한 대책” 분통
RPC 등 참동진 매입 꺼려
가격·유통 문제부터 해결 촉구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에서 보관 중이던 신동진 벼 품종 307톤의 발아율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해 종자 보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동진이 전북 지역 대표 품종인 상황에서 지역 농가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시한 저장빈 발아율 검사에서 총 307톤의 신동진 품종 발아율이 85%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는 국립종자원이 보관 중이던 종자의 단계별 품질관리 차원에서 실시한 발아율 검사에서 확인됐다.

국립종자원은 현재 발아율이 떨어진 원인을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아율 저하의 원인이 곰팡이인 진균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국립종자원의 관계자는 “다각도로 문제를 찾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올해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데 문제가 없도록 대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는 대책 마련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립종자원은 원활한 종자 공급을 위해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및 도내 14개 시군과 협의해 대체품종 공급 등을 논의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신동진 품종을 희망하는 관내 농가에 차질 없는 공급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신동진 공급 조정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14개 시군에 발송, 볍씨 공급 부족으로 인해 종자 신청물량 조정 등이 불가피함을 설명했다.

전북특별자치도 농산유통과 관계자는 “농협이나 농가에서 자체 보유하고 있는 볍씨 물량을 최대로 확보해 희망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자체 채종포에서 공급되는 종자에 대해서는 순도 높은 우량종자가 공급되도록 발아율·유전자(DNA) 검사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도농업기술원은 신동진의 대체 품종으로 참동진과 안평 등을 공급하면 올해 쌀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립종자원 역시 문제가 발생한 신동진 종자는 지난해 전북 지역의 벼 재배면적 기준 5.7% 수준에 해당돼 대체 품종을 공급할 경우 종자 공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종자원 관계자는 “참동진, 해품 등의 대체 품종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참동진은 농진청에서 신동진의 대체 품종으로 개발해 내병성이 핵심인데, 이 부분의 농가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가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대책이라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특히 대체 품종의 공급으로 올해 벼 농사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이한 대책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임만수 전국쌀생산자협회 전북본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는 전북 대표 쌀인 신동진을 퇴출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농민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가격도 좋고 밥맛도 좋은 신동진 쌀이다. 왜 참동진 종자가 500톤이나 남았는지 생각해봐라”며 “결국은 농민들이 원하는 쌀이 아니라는거다. 안 그래도 매년 신동진 종자 보급량이 줄어드는 마당에 이 무슨 날벼락이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말했다.

익산 황등면에서 수도작을 하는 서상원 한농연익산시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종자 관리를 잘못해 이런 상황을 만든 정부도 문제지만 RPC(미곡종합처리장) 등에서 참동진 매입을 꺼려한다는 게 더 문제다”라며 “유통의 문제가 해결돼야 농민도 마음 편히 농사짓지 않겠나. 벼 품종 다양화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참동진의 가격경쟁력 향상 및 유통기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정민·김영민 기자 kooj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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