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안광진씨

충북 괴산의 안광진 씨. 그는 30년째 고추모를 접목해 오고 있다. 

 

역병·풋마름병에 강하고
생육 왕성해 수확량 증대

토종 고추 ‘본연의 맛’ 자부
높은값에도 판매 물량 달려

고추로 유명한 충북 괴산에서 아직도 고추모 접목을 하는 이가 있다. 장연면 안광진씨다. 그는 벌써 30년 이상 고추모를 접목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농민들은 고추모 접목을 하지 않는다. 접목농가는 전체의 1%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농민들이 접목을 했었다. 접목을 하면 역병에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역병 내병계 품종이 보급되면서 접목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그럼에도 안씨가 접목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그는 개량종 고추씨앗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가 심는 고추는 모두가 토종으로 불리는 재래종이다. 수십 년 농가에 전해 내려오는 것들이다. 당연히 내병성이 없는 품종들이다. 그러다보니 병에 강한 고추를 기르기 위해 접목을 하는 것이다.

접목을 하면 역병외에도 청고병이라 불리는 풋마름병에도 강하다고 한다. 풋마름병은 세균성 으로 하우스 작물에 많이 발생한다. 한번 발생하면 방제가 사실상 어렵다. 고추외에도 토마토 등에 많이 발생한다.

접목은 생육과도 관계가 깊다고 한다. 뿌리활력이 좋고 흡비력이 좋다고 한다. 때문에 생육이왕성해 수확량이 많다고 한다. 특히나 안씨는 3500평 전체 면적을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농약을 쓸 수 없고 비료 사용도 제한돼 생산량이 떨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는데 접목이 필수라고 한다.

그는 맞접을 한다. 뿌리가 되는 대목을 비스듬히 사선으로 자르고 품종이 되는 접수를 위쪽에 붙여 집게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모든 모종을 일일이 접목하다보니 품이 많이 들어간다. 귀농한 아들과 열흘은 꼬박해야 끝난다고 한다.

접목을 하면 고추 맛이 좋다고 한다. “개량종은 역병 내병성, 탄저 내병성, 바이러스 내병성이 다 있다. 내병계를 하나씩 더 할수록 고추 본연의 맛은 떨어진다. 과피도 두껍고 질겨서 식감도 떨어진다.” 그가 토종을 고집하는 이유다.

안씨는 생산되는 모든 고추를 건고추로 빻아 직거래로 판매한다. 500그램 한 봉지에 보통 3만원을 받는다. 그래도 찾는 이가 줄을 선다. 연중 판매를 하는데 물량이 부족할 정도라고 한다. “토종고추는 색이 빨갛게 잘나고 맛이 좋다. 고추는 매운 맛만 있어서는 안된다. 단맛도 적당해야 한다. 김치를 담가도 색이 빨갛고 맛이 좋으니까 계속 찾는다.”

괴산=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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