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산지 거래되고 있는 쌀값 
통계청 조사치보다 훨씬 낮아
80kg 기준 1만원 이상 차이

브랜드-혼합미 병행 발표 등
조사방식 개선 목소리 고조

통계청의 산지 쌀값 조사가 현장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쌀값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현재 통계청의 산지 쌀값 조사는 전국 120여개 시·군의 농협 및 민간 RPC(미곡종합처리장), 농협 및 민간 DSC(벼 건조저장시설), 도정공장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조사항목은 정곡의 경우 조사 대상처의 20kg 단위 대표 브랜드의 최근 연도산 출하가격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통계청의 산지 쌀값 조사 결과가 현장에서 실제 거래되는 쌀값과 차이를 보인다고 말한다. 2월 5일 통계청 산지 쌀값은 20kg 정곡 기준 4만8378원이다. 이를 80kg으로 환산하면 약 19만3500원이다. 그런데 산지에서 거래되고 있는 쌀값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것. 실제로 모 지역에서 거래되고 있는 쌀값은 80kg 정곡 기준 18만원 아래로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통계청의 가격과 비교하면 1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 20kg 정곡을 기준으로 하면 4만5000원대의 쌀값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A 농협 통합RPC 대표는 “실제 거래되는 쌀값은 80kg 기준으로 18만원대가 무너졌다”고 말했고, B 농협 통합RPC 대표는 “최저가로 거래되는 쌀값이 20kg 기준 4만3000원대(80kg 기준 17만2000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계청의 조사와 실제 거래되고 있는 쌀값이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장에선 조사항목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통계청의 산지 쌀값 조사항목이 대표 브랜드로 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브랜드로 판매되는 쌀이 혼합미에 비해 비중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쌀을 산지 쌀값으로 조사·발표하면서 실제 거래되는 쌀값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A 농협 통합RPC 대표는 “산지 쌀값이 오를 때보다 내려가는 경우에 통계청 조사와 괴리가 더 크게 나타난다. 이유는 저가미가 그만큼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B 농협 통합RPC 대표는 “대표 브랜드로 판매되는 쌀은 전체의 30% 정도로, 저가미가 시장을 끌고 간다. 그런데 통계청 조사는 대표 브랜드가 대상이다 보니 실제 거래되는 쌀값과 괴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 정책 결정의 기준이 되는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책 판단의 폭을 넓히기 위해 통계청의 산지 쌀값 통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 농협 통합RPC 대표는 “조사항목에 브랜드와 혼합미를 병행 발표하는 방식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변상문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식자재에 납품하는 도매가격이 있는데, (현행 통계청 쌀값 조사와) 별도로 조사하는 방법의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필요하다면 이를 위한 조사방법을 구체화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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