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5일 기준 20kg 4만8378원
열흘 전보다 0.7% 떨어져
농가 보유량부터 파악 목소리

정부가 민간 재고 물량 5만톤을 추가로 매입하기로 한 이후에도 산지 쌀값이 하락세다. 다만 정부 발표 대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보려면 시차가 있다는 점을 볼 땐 부정적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의 2월 5일 산지 쌀값은 20kg 정곡 기준 4만8378원을 기록했다. 전회 대비 0.7%인 321원이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실제 올해 1월 5일, 15일, 25일 산지 쌀값은 전회 대비 각각 0.5%, 0.4%, 0.5% 하락했다. 이로써 올해 산지 쌀값 평균은 80kg 정곡 기준 20만원이 붕괴되면서 약 19만5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당정은 민간 재고 물량 5만톤을 추가 매입하면서 쌀값 안정에 나섰지만 실제 효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당정은 현재 쌀값 하락이 과잉생산에 의한 문제보다는 농협 등 산지유통업체의 일시적 재고 부담에 따른 저가 판매가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따라서 산지유통업체가 갖고 있는 재고 물량 소진이 체감되는 시점이면 쌀값이 안정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정부의 판단에 수긍을 하고 있다. 통상 정부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보기엔 한 달 정도의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농협 등 산지유통업체의 재고 물량 파악과 함께 개인 농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도 함께 파악하는 것이 쌀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농협 통합RPC 대표는 “지난해와 올해가 좀 다른 것은 농가 보유 물량이 얼마나 되느냐다. 지난해엔 공공비축과 시장격리라는 물량이 있었지만, 올해는 공공비축 물량도 줄었고 시장격리도 없었다”며 “그래서 농협 매입 물량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쌀값 안정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농가 보유 물량 파악이 되지 않으면서 쌀 저가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농협이 매입을 중단하면서 벼를 팔 곳이 마땅치 않은 농가들이 수집상에 저가로 벼를 판매하면서다. 또 다른 농협 통합RPC 대표는 “농가로부터 벼를 더 수매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자주 온다. 그런데 농협에선 재고가 많아 매입 여력이 되지 않는다”며 “그러니 개인 수집상들에게 저가로 판매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경남의 한 벼 재배농가는 “벼를 갖고 있는 농가들이 주변에 제법 있다. 농가들 보유 물량 파악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농가들도 정책의 수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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