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통계청 조사결과 108.7
지난해보다 0.9% 올랐지만
자연재해로 생산량 급감한
사과·배·복숭아 등이 견인

구입가격 지수도 상승
사료비 2.3%·농약비 12.0%↑
인건비는 전년비 7.5%나 올라 

2023년 농가 판매가격 지수와 구입가격 지수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농가 판매가격 지수의 경우 지난해 기상재해에 따른 작황부진의 영향이 있는 데다 농가 구입가격 지수가 상승해 실제 농가 수익 증가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의 2023년 농가 판매 및 구입가격 조사에 따르면 농가 판매가격 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기준해 108.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가격 지수인 107.7에 비해 0.9%가 오른 것이다.

그러나 세부 품목별로 보면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축산물과 기타농산물은 전년 대비 각각 7.0%, 2.3% 하락했지만 청과물과 곡물이 10.9%, 2.0% 상승했다. 특히 청과물 중엔 과수가 전년에 비해 14.1%가 상승하면서 전체 청과물 판매가격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부터 발생한 각종 자연재해로 생산량이 급감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사과·배·복숭아 가격 상승이 과수 부문의 판매가격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농가 구입가격 지수 역시 전년에 비해 0.3%가 상승했다. 2023년 농가 구입가격 지수는 120.4로 지난해 120.1에 비해 높아졌다. 특히 농가 구입가격 지수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계용품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따라 식료품·비주류음료(5.2%),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5.2%) 등의 상승 영향으로 전년 대비 3.5% 올랐다. 눈길을 끄는 부문은 재료비다. 비료비를 제외하고 사료비가 2.3% 올랐고, 농약비는 12.0%나 증가했다. 농가의 인건비를 가리키는 노무비 역시 전년 대비 7.5%나 높아졌다.

이처럼 농가 판매가격 지수에선 특정 품목의 상승이 전체 지수를 견인했고, 농가 구입가격 지수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농가의 살림살이가 녹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과수 농가들은 지난해 잦은 기상재해로 수확량이 급감해 팔 수 있는 과일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러한 상황은 통계청의 농가 교역조건 지수로도 잘 나타난다. 농가 교역조건 지수는 농가가 생산해 판매하는 농산물과 농가가 구입하는 생활용품 또는 농기자재의 가격 상승폭을 비교해 농가의 채산성을 파악하는 수치다. 2020년 100을 기준으로 한 2023년 농가 교역조건 지수는 90.2를 나타냈다. 전년인 2022년 89.6에 비해선 높은 것인데, 농가 판매가격 지수가 농가 구입가격 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높았던 결과다. 다만 이는 2020년을 기준으로 전후 3년을 비교하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2023년 농가 채산성은 2022년에 비해선 다소 호전됐지만 여전히 악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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