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농업농촌 공익적 기능 두고
도시민 58.7% ‘가치 많다’ 응답
추가 세금부담도 62.4%가 찬성
먹거리 안정적으로 확보 
좋은 삶터·쉼터 제공 기대 보여

농업인 직업 만족도는 감소
불만족 이유로 ‘낮은 보수’ 꼽아

국민 10명 중 8명이 국가 경제에서 농업의 위상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도시민의 절반 이상이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이 중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이를 위한 추가 세금 부담의 필요성에도 공감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농식품 주요 이슈로 ‘자연재해’가 꼽힌 가운데 ‘기후변화’가 새로운 관심 이슈로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REI농정포커스 ‘2023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를 발표했다.

농경연은 2023년 11월 16일부터 12월 8일까지 농업인 1238명과 도시민 1500명 등 총 2738명을 대상으로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가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앞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농업인 78.1%, 도시민은 80.5%로 나타났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는 ‘가치가 많다’고 인식한 도시민은 58.7%로 조사됐다. 전년보다 4.3%p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도시민 2명 중 1명은 ‘가치가 많다’고 인지하고 있다. 이런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세금부담에 찬성 비율은 62.4%. 이 역시 전년과 비교해 3.3%p 줄었다. 그러나 2014년 50.9%보다 10%p이상 늘어난 데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이 가치있다고 응답한 비율(58.7%)보다 더 높다.

김수린 농경연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농업·농촌을 유지함으로써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좋은 삶터와 쉼터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같은 판단은 도시의 ‘농업·농촌의 다양한 기능’ 평가와도 맞물린다. 도시민은 농업·농촌의 기능 가운데 ‘식량(농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을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는 10점 만점 중 2017년 6.88점, 2019년 7.52점, 2023년 7.80점으로 2017년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어 도시민은 ‘환경 및 생태계 보전에 기여’(7.47점), ‘국토의 균형발전에 바지’(7.46점), ‘전통문화 계승과 여가 향유’(7.37점), ‘일자리 창출’(6.57점) 등을 중요한 기능으로 꼽았다. 들 기능의 도시민 인식도 2017년 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수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업인의 직업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다.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은 18.3%로 2022년 25.3%보다 7%p 감소했고, ‘불만족한다’는 27.7%로 2022년 22.2% 대비 5.5%p 증가했다. 농업이 직업으로서 불만족스러운 이유는 ‘노력에 비해 보수가 낮다’는 응답이 가장 많다. 그 비율은 54.6%로 전년보다 1.9%p 늘었다. 농업인의 생활 만족도는 26.3%로 전년보다 3.2%p 증가했다. 대신, ‘불만족한다’도 19.4%로 5.4%p 늘었다.

농촌생활 분야 중 ‘문화·체육·여가’ 외에 ‘주거환경’, ‘교육환경’, ‘대중교통’, ‘쓰레기 및 환경관리’, ‘보건의료’, ‘소득원 및 일자리’, ‘이웃과의 관계’ 등 모든 분야의 만족도는 전년보다 떨어졌다.

김수린 연구위원은 “농촌 쇠퇴와 지역 소멸 위기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농촌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 마련이 시급함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농업인과 도시민 모두 2023년 농식품 이슈로 ‘자연재해’를 꼽았다. 농업인은 38.6%, 도시민은 40.4%가 답했다. 2순위 관심 이슈론 ‘기후변화’가 등장, 농업인은 35.4%, 도시민은 35.8%로 전년보다 각각 19.7%p, 9.6%p 증가했다. 농업인은 ‘농산물 가격 안정’과 ‘농민·농촌 기본소득’, ‘공익직불제 실시’, ‘농민수당’ 등의 순으로 소득과 직결된 분야에 관심이 컸고, 도시민은 ‘가축질병(조류 인플루엔자 등)과 방역정책’, ‘농산물 가격 안정’, ‘일자리 창출’, ‘식량안보’ 등의 순으로 관심이 높았다.

김수린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농산물 생산 및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상당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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