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1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과일 가게(소매점) 앞에 한라봉 선물세트들이 맨앞에 진열돼 있는 모습.   
1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과일 가게(소매점) 앞에 한라봉 선물세트들이 맨앞에 진열돼 있는 모습.   

설 명절을 앞두고 고물가 여파로 농축산물 구매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명절 대표 과일인 사과와 배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한라봉·천혜향을 비롯해 딸기, 샤인머스켓 등 대체 과일 품목의 인기가 많아졌고, 정부의 할당관세 조치에 힘입은 수입과일 매출도 급격히 늘어난 추세다.
 

한라봉·천혜향, ‘전통 강호’ 사과·배보다 더 팔려대체 과일도 인기

온라인몰 ‘G마켓’은 설 2주 전후인 1월 22일부터 30일까지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한라봉 판매량이 명절 대표 과일로 꼽히는 사과 판매량을 앞질렀다”며, 한라봉·천혜향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8% 증가해 사과 판매량보다 약 10%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딸기(130%), 키위(15%), 샤인머스켓(9%) 등 대체 과일 수요도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사과는 23%, 배는 2% 각각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에 이어 1월 말부터 본 판매에 돌입한 이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체 과일 품목을 적극 활용해 혼합과일 선물세트 구성 비중을 크게 늘린 상황이다. 샤인머스켓과 만감류를 기존 사과·배와 혼합하거나 만감류 주력 선물세트를 앞세운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체 과일 수요를 겨냥해 한라봉과 레드향, 딸기 등의 할인 판매도 병행한다.
 

할당관세로 들여온 수입과일 급증저렴한 가격 앞세워 매출 확대

홈플러스 매장에서 수입과일 판매 기획전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매장에서 수입과일 판매 기획전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제공

국내산에 비해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한 수입 농축산물 입지도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대형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수입과일 할인 판매가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수입과일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앞서 1월 망고, 바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아보카도, 자몽 등 수입과일 6종에 대한 할당관세 조치 시행으로 1월 25일부터 할당관세 적용물량이 국내에 풀리기 시작하면서다.

1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이마트의 전체 수입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증가했다. 오렌지가 20%, 바나나는 11.7%, 자몽은 55.8% 각각 매출이 늘었다. 오렌지의 경우 이번 할당관세 조치로 관세 40%가 내려가는 혜택을 입어 해당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오렌지의 해외 직소싱 비중을 기존 50% 수준에서 80% 이상으로 확대했다. 오렌지 수입량도 대폭 늘려 1월 입고 물량만 지난해 대비 5배 확대했고, 2월 역시 지난해 대비 판매 물량을 최소 3배 이상 준비했다.  G마켓에서도 앞선 조사에서 가장 수요가 급증한 과일 품목은 오렌지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556% 증가했다. 

또 다른 온라인몰인 ‘티몬’의 지난달 수입 과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품목별로는 역시 오렌지가 550%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파인애플 374%, 키위 234%, 바나나 75% 순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도 수입과일 매출이 최대 30%까지 증가했으며, 설 명절이 다가올수록 관련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2월 1일부터 설 연휴 직전인 7일까지 2차 수입과일 할인 기획전을 펼친다.

축산물도 비슷한 흐름이다. G마켓에 따르면 돼지고기의 경우 수입산 판매량이 2배 이상(167%) 증가했고, 국내산은 20% 증가에 그쳤다. 다만 소고기의 경우 여전히 한우 선호도가 높아 한우 판매량이 45%, 수입산은 23% 각각 늘었다.
 

설 차례상 비용은 ‘31만원선’전통시장, 대형마트보다 6~10만원 저렴

한편 정부 및 민간 조사기관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설 차례상 비용은 조사시기·품목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4인 가족 기준 대략 30만원대로 파악됐다.

한국물가정보는 전통시장이 약 28만1000원, 대형마트는 약 38만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설 열흘 남짓 앞두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결과는 전통시장이 27만9861원, 대형유통업체가 34만7137원이다. 평균으로는 지난해보다 소폭(0.8%) 오른 31만3499원으로 나타났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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