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조사료포 8000평 규모서
호밀·수단그라스 등 연 4모작
TMR 위주 급이, 폐사율 낮아

충북 괴산군 불정면의 태원목장. 이곳에서는 700여두의 염소가 자란다. 암놈 규모로 350두 정도. 이 목장에서는 겨울인 지금도 염소가 풀을 뜯는다. 푸른 색이 빠진 마른 풀이지만 염소들은 필지를 옮겨다니며 풀을 먹는다.

태원목장은 사료를 자급한다고 한다. 초지와 조사료포를 합해 농장 규모가 8000평 가량 된다고 한다. 조사료포에서는 호밀과 수단그라스를 번갈아 재배한다. 현재는 호밀이 자라고 있는데 연간 두 번 수확한다고 한다. 호밀 수확이 끝나면 곧바로 수단그라스 씨를 뿌린다. 이같은 방식으로 연 4모작을 한다. 호밀이나 수단그라스가 완전히 자라기 전에 수확을 하는데 작기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농장 대표 김영욱씨는 올해로 사육경력 13년째. 염소사육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료 자급이라고 한다. 실제 그는 배합사료를 거의 먹이지 않는다. 곡물 발효사료와 귀리, 건초를 혼합한 TMR 위주로 급이한다. 염소에 TMR 사료를 먹이기 시작한 건 그가 처음인데 이같은 방식으로 사료값을 아낀다. 사료도 하루에 한 번 준다. 보통 농가에서는 아침과 저녁 두 번 사료를 주는데 그는 한 번만 준다는 것이다. 대신 충분한 양을 줘서 작은 놈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한다.

염소는 폐사율이 높은 축종이다. 그러나 태원목작은 폐사율이 1% 이내라고 한다. 특히 분만 과정에서 어미나 새끼가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겨울에는 얼어죽는 새끼도 많다는 것. 분만시간이 늦은 밤이나 새벽일 경우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저는 초저녁에 분만하도록 유도하고 TMR사료를 주니까 순산을 합니다. 폐사율이 거의 없습니다.”

이곳의 염소는 수입산인 보어종과 흑염소다. 토종 흑염소는 없다. 토종은 덩치가 수입산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출하는 70kg 이상 됐을 때 하는데 염소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나간다. 보어종은 증체율이 좋고 기름기가 많아 구이에 적합하다고 한다. 육질이 부드러워 찾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약용으로 찾는 수요도 많아 25kg 정도 된 흑염소를 판매한다. 약용은 보통 마리당 50만원에서 60만원에 판매된다. 구이용으로 나가는 거세 수컷은 마리당 평균 150만원 정도. 많게는 180만원까지 간다고 한다. 이같은 시세는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소고기보다 비싸다고 한다. 2022년부터 뛰기 시작했고 이전까지는 시세가 않 좋았다고 한다.

“작년부터 먹고 살만해졌어요. 10년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 버티려면 사료를 자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료비를 아끼는 게 경쟁력을 키우는 겁니다.”

괴산=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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