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사진 왼쪽부터 최장현 농협 안성물류센터장, 조영익 농산물도매부 과일팀장, 박세한 농협 안성물류센터 상품화사업부장이 소포장된 농산물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13년 개소 후 유통개선 주력
지난해 사업액 7000억으로 증가

전처리·소포장 전용매대 운영
지역 농협 APC와 협업 등으로
다양한 상품 개발, 소비 촉진
온라인 전용상품 공급 계획도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2013년 8월 문을 연 이후 농산물 유통단계를 줄이면서 농업인에게는 안정적인 수취가격 보장을,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협경제지주 사업 부서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농산물의 상품화는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의 장점입니다.”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이하 농협 안성물류센터)의 존재 이유에 대한 최장현 센터장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지역 농협의 산지 APC(농산물종합처리장)나 공판장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농산물의 소포장이나 전처리 등을 통해 상품화센터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

이는 연도별 사업액과 생산량에서도 잘 드러난다. 농협 안성물류센터의 소포장 제품 사업액은 2021년 176억원에서 2022년 229억으로 늘었고, 2023년엔 316억원을 달성했다. 전처리 제품 역시 같은 기간 금액은 줄었지만 생산량이 6.7톤에서 7.5톤, 7.1톤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안성물류센터가 설립된 후 사업액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상품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장현 센터장은 “2023년 농협 안성물류센터의 전체 사업액은 7000억원으로, 2022년 6000억원에 비해 약 17%가 증가했다. 이는 농산물 수집과 분산의 역할을 농협 안성물류센터가 잘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조영익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과일팀장은 “지난해 농협 계통매장에 전처리나 소포장 상품 전용 매대를 4곳 시범 운영했는데, 올해는 2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들 제품을 일반 매대에 같이 진열을 하면 소비자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상품 구색도 확대하는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 사업부서는 물론 지역 농협 APC와 안성물류센터의 협업도 눈에 띈다. 농산물도매부의 MD(상품기획자)들이 발굴한 산지의 농산물을 상품화 과정에 서로 협력해 소비지가 원하는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설 명절엔 1만1700여개의 혼합 선물세트를 제작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57%가 늘어난 1만8400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또한 농협 공판장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소포장·전처리 상품 개발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에서 대표 구독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있는 과일맛선의 상품화도 농협 안성물류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농협 안성물류센터는 산지 농산물의 수집과 분산 역할에 더해 상품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농협 안성물류센터는 공공사업 영역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의 임산부꾸러미 사업이나 어린이건강과일 공급사업, 학교급식 등이다. 이들 사업에 공급되는 농산물 대부분이 전처리나 소포장으로 이뤄지는 점을 볼 때 농협 안성물류센터의 기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영역이라 앞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장현 센터장은 “공공사업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상품이 바뀌거나 중단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다. 특히 어린이건강과일 공급사업은 현재 어린이집만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주무 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유치원은 대상에서 빠졌다”며 “우리 농민들이 소중하게 키운 농산물 판로를 확대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자라나는 세대에 공급한다는 취지를 보면 사업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 안성물류센터는 향후 과일맛선의 고품질 프리미엄세트 개발과 김치맛선 등 다른 기획상품과의 협업은 물론 공동구매, 오픈마켓 등 온라인 전용상품 공급에도 중점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장현 센터장은 “단기 목표로는 2~3년 내에 사업액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농가는 수취가격을 높이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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