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전망서 2023년 자급률 ‘77%’ 발표…평년비 10% 뚝, 사상 첫 80% 붕괴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닭고기 자급률이 80%대가 붕괴하며 역대 최저치인 77%를 기록했다. 육계업계는 정부의 무분별한 할당관세가 이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비판하며 수입 확대 정책을 지속할 경우 생존권 사수를 위한 강경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23만1000톤이나 수입정부, ‘14만1000톤’ 할당관세로 수입업체만 배 불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4 농업전망’에 따르면 2023년도 닭고기 자급률은 77.0%로 2022년(82.8%)과 평년(86.9%)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며 그동안 유지됐던 80%선까지 무너졌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23만 1000톤의 닭고기가 수입돼, 그 이전 최대 수입량이었던 2022년 18만 8000톤보다도 22.7%나 증가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지난해 국내 닭고기 소비량이 78만 9000톤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식탁에 오르는 상당수의 닭고기가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또한 23만 1000톤 중 정부가 물가 안정용으로 닭고기 할당관세를 추진해 들어온 물량이 14만 1000톤(3억6400만 달러)으로 지난해 할당관세로 인해 걷어 들였어야 할 세수 945억원이 고스란히 수입 업체에만 혜택이 돌아갔다. 

이와 관련 한국육계협회와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는 29일 “자급률 80%대가 붕괴된 것은 역사상 전무한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전제한 뒤 ‘국내 육계 생산 기반 무너뜨리는 닭고기 할당관세 당장 중단하라’란 성명을 내고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육계업계에 따르면 현재 닭고기 공급은 원활한 데다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생산 농가와 계열화사업자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종계 입식 확대를 통해 육계 생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 10월부턴 공급량이 전년 수준으로 확대됐다. 1월 중순 기준 산지 가격이 23.1%, 도매가격이 16.4% 하락하는 등 현장에선 생산비도 보전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할당관세를 이어오고 있다. 
 

무분별한 수입정책 중단하고 국내산 경쟁력 강화 정책 촉구

이와 관련 육계협회와 농가협의회는 “정부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고스란히 닭고기를 수입하는데 써버렸다. 1000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자국산 닭고기가 올라가야 할 식탁에 수입 닭고기가 올라가는 어처구니없는 만행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FTA, RCEP, CPTPP 등 각종 협정 체결에 따른 단계적인 가금육 수입 관세 철폐로 안 그래도 닭고기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분별한 할당관세까지 더해져 값싼 냉동 수입육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한번 바뀐 수입육 소비 패턴은 다시 국내산으로 전환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국내산 닭고기 소비 활성화는 갈수록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육계 생산 기반은 취약해지며 농가 생산 감소와 소득 하락으로 이어져 많은 육계농가가 도산의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며 이는 국내 닭고기 생산 기반이 줄어 수입이 확대되는 악순환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육계업계는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무차별적인 할당관세 중단과 함께 수입 정책을 국내산 닭고기 경쟁력 강화책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들은 “정부는 국내 농가와 계열화사업자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고 또다시 물가 안정을 핑계로 할당관세를 추진, 농가와 계열화사업자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당장 닭고기산업 육성과 매년 상승하는 생산비 절감을 위한 정책으로 국내산 닭고기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 같은 경고에도 수입 확대 정책을 지속할 시 정부가 ‘대한민국 육계산업’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생존권 사수를 위한 강경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주장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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