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과원, 전 세계 90종 소개…역사·특성·분포 등 설명
고구려부터 이어온 재래돼지 등 국내 세 품종도 실려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고구려 시대부터 한반도에 정착한 국내 재래돼지 품종부터 스페인 이베리안, 헝가리 망갈리카 등 세계의 다양한 돼지 품종 이야기가 한 권에 엮어 출간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23일 전 세계에서 사육·보존하고 있는 다양한 돼지 품종 역사와 특징을 소개하는 ‘세계의 돼지 품종 해설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돼지는 약 9000년 전부터 중국과 근동 지역에서 가축으로 길러지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정부 차원이나 민간에서 사육, 보존하고 있는 돼지는 2022년 기준 7억8400마리에 이른다. 돼지고기는 지리적이나 종교적으로 돼지고기를 금지하고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식용하는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다. 

해설집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페인 이베리안 돼지에서부터 곱슬곱슬한 금빛 털을 지닌 헝가리 망갈리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돼지 품종인 인도 피미그호그 등 90품종을 소개하고 있다. 경제성이 뛰어나 여러 나라로 퍼져나간 품종부터 기원한 지역 환경에 적응해 고유 유전자 특징을 지닌 품종에 이르기까지 돼지 품종별로 역사, 특성, 분포 등을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 중 이베리안반도에 서식하는 이베리안 돼지는 한때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으나, 현재는 스페인의 대표 재래돼지로 인식돼 많은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다.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 기호에 부응하고 고품질 육류라고 알려진 것도 사육 증가에 한몫했다.

특히 우리 고유 가축유전자원인 한국 돼지 세 품종도 실렸다. 우리나라 돼지는 멧돼지에서 유래해 고구려 시대부터 한반도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외국 품종과는 차별화된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에선 고유 가축유전자원인 한국 재래돼지를 보호하고 신품종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 재래돼지는 한반도 지역에서 오랫동안 적응하며 살아온 재래품종으로 축진참돈 계통과 제주흑돼지 계통으로 나뉜다. 축산과학원은 축진참돈과 두록 품종을 교배해 ‘우리흑돈’ 품종을 개발했고, 제주흑돼지와 랜드레이스 품종을 교배해 ‘난축맛돈’을 개발했다. 

축산과학원은 문화재청, 국립중앙도서관 등 관련 기관에 책을 배부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농업과학도서관 누리집(lib.rda.go.kr)에서 파일로 내려받아 볼 수 있다. 

한만희 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장은 “이번 책 발간으로 인류에 꼭 필요한 가축생명자원 중 하나인 돼지 품종이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신품종 개발 등에 가축 유전자원 활용을 늘리고 다양한 유전자원 확보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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