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한우 공급 과잉으로 가격 약세 불가피·경영안정화 위해 거세우 계획 출하·저능력 암소 선제적 도태·송아지 번식에 신중을 기하는 등 자율적인 수급조절 필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한우 도축 마릿수가 전년대비 3.3% 증가한 97만5000마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지난해 12월 ‘한우관측’ 자료를 통해 내놨던 대응책이다. 

지난해에도 도축 마릿수가 유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었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3만2000마리 가량이 더 늘어난다는 것인데, 다행히도 올 들어 2일부터 12일까지의 경락가격은 전년동기 kg당 1만6000원대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1만780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농경연의 전망이 ‘이런저런 원인’으로 빗나가면서 한우 소비가 늘어나거나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가 늘어나면서 한우 산지·경락가격이 지지되기를 희망해 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나타났던 가정에서의 수요 증가나 지원금을 통한 한우고기 소비 확대 같은 예와 유사한 사례가 나오기를 다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4월 10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올 1분기까지 회식 등 외부행사가 줄어들면서 소비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처럼 자조금을 활용한 대대적인 할인행사도 현재로서는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3월 정부가 한우수급안정대책의 일환으로 한우자조금 예산에 230억원의 정부지원금을 추가로 편성하면서 사실상 연중 한우고기 할인행사를 실시했고 이에 따라 일정부문 가격이 지지됐었다.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이 효과. 하지만 올해 한우자조금 예산엔 수급조절을 위한 추가예산 편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지난 9일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한 한우자조금대의원총회와 이때 별도 문건으로 대의원들에게 제공된 농림축산식품부의 ‘한우자조금 업무점검’ 결과서 내용, 그리고 자조금과 관련해 발생한 이런저런 일들. 취재를 하면 할수록 탄식이 난다. ‘안 그래도 정부 기본방침이 긴축예산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인데’ 하는 생각 때문이다. 지금 무엇이 제일 중요한가?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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