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주 한국농업기계학회장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CIGR 2024·ISMAB 참가 등
국내 농업기계 알리는데 최선

농업과 농업기술의 고도화 
우주농업 통해 실현토록 준비

농기계 산업화 연구·개발 부족
재단 출연 등 정부 지원 시급
내수 시장 침체 해결도 과제 

대학에서 농업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약 10년 동안 국내 농기계업체의 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근무 경력도 10년을 훌쩍 넘는다. 지금은 순천대학교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24년 1월 1일부터 2년 동안 한국농업기계학회 회장을 맡게 된 김혁주 순천대학교 교수의 이력이다. 누구보다 농업기계분야의 전문가인 그를 최근 만났다.

-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소감 한 말씀 바란다.
“우리 학회는 1976년도에 창립해 그동안 쟁쟁한 분들이 학회장을 맡으셨다. 그래서 ‘내가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농업기계분야에서 평생 일을 해온 만큼 학회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서 맡게 됐다. 현재 스마트농업 시대로 변화하는 전환기다.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만큼 농민들이 농업을 잘 영위하고 스마트농업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학회가 발전방향과 관련 법안 개선·보완 등의 측면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다.”

-취임사에서 회원들의 발전과 복리 증진, 사회에 가치 제공 등을 언급했다. 어떤 의미인가.
“학회는 회원들이 모여서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더욱 학회 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포상제도가 있지만 열심히 활동하고 업적 있는 사람들을 찾아 시상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회원들의 사기 진작과 학회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다양한 학회 활동이 예정됐다.
“올 5월에 제주도에서 세계농공학회(CIGR 2024)가 열린다. 그리고 한국과 대만, 일본이 참여해 격년마다 개최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ISMAB)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다. 2026년에는 ISMAB가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처럼 농업기계학회는 국내 농업기계 산업을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분과위 신설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선 오래 전부터 우주농업을 진행했다. 국내에도 우주농업 관련 전문가가 있고 전남 고흥에서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우리나라도 우주시대를 맞았다. 그런 시기에 발맞춰 정밀농업·스마트농업과 함께 농업과 농업기술 고도화를 우주농업을 통해 실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관련 전문가를 섭외하고 세미나·워크숍 등을 통해 연구주제를 도출하는 등 많은 활동을 하겠다.”

-국내 농기계산업의 내수 시장이 침체됐다. 극복 방안은 무엇인가.
“농기계산업의 내수 시장 침체가 가장 큰 문제다. 특히 국내산 콤바인과 이앙기 판매가 상당히 저조하다. 농민들이 일본산 농기계 사용량을 늘린다는 것을 단순히 일본산 제품의 시장점유율 증가로만 해석할 수 없다. 점점 디지털화 되는 세상에서 이앙·수확 등 국내의 농업 관련 디지털 정보가 일본으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제품에 제재를 가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우리 시장을 지키기 위해 민간 기업들도 제 역할을 해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일본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농기계산업에 대한 지원이 다소 부족하다. 정부가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올해 농업기계산업의 화두를 말해 달라.
“미국 존디어는 농업기계회사에서 디지털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즉, 농업기계산업의 키워드는 디지털화다. 국내 기업들도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작업기 시장은 너무 영세하다. 작업기를 콤바인·이앙기와 연계해야 하지만 업체들이 영세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이 있다. 이는 노지 스마트팜 실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디지털 기계를 농가에 보급한다는 측면에서 정부 지원과 전문 기업 육성이 필요하다. 이것을 실현해야 내수시장도 지킬 수 있고 수출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정부가 어떤 지원에 나서야 하는가.
“현재 농기계의 산업화 연구·개발 등이 부족하다. 그래서 정부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거나 재단 출연을 통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곳을 통해 국내 종합형 업체와 작업기 업체들이 연구하고 제품을 공동 생산할 수 있다. 또 농기계가 새로운 수출 상품이 될 수 있는 만큼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업들에게 R&D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2년 임기를 시작하는 학회장으로서 각오 한 마디 바란다.
“창립 50주년을 목적에 둔 한국농업기계학회는 농업을 둘러싼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고 농업 발전, 농업인 소득 증대, 농업기계산업의 도약을 위해 더욱 힘차게 뛰어가겠다. 그리고 앞으로 세계농업은 인공지능과 에너지원의 변화, 우주농업 대두 등 많은 변화를 보일 것이다. 우리 학회에선 농업과 농업기계 산업의 변화와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그 대안을 우리 사회에 제시하겠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