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영농조합법인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김건수 한국배영농조합법인 대표 및 조합원들이 지난해 8월 진주배 캐나다 3차 선적식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김건수 한국배영농조합법인 대표 및 조합원들이 지난해 8월 진주배 캐나다 3차 선적식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수출 막힌 미국 대신 시장 개척
할랄인증으로 이슬람권 뚫고
호주·캐나다·네덜란드·홍콩 등
15개국·17개 업체 수출 성공

까다롭게 선별해 ‘고품질 자부’
유통마진 절감…농가 소득 제고
청년창업농 딸기 수출 도와
농식품 수출전문기업 성장 욕심

경남 진주 문산읍에 소재한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은 국내 배 수출원예단지 중 가장 왕성하게 수출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곳 중 하나다. 현재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 홍콩 등 15개국 17개 수출 및 유통업체에 직접 수출하고 있다. 국내 배 수출시장은 단연 미국이지만 지역 참여 조합원의 재배면적이 대미수출단지 지정 기준에 못 미쳐 미국 이외의 국가로 진출한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오히려 자극이 돼 국내 배 수출농단 중 유일하게 할랄인증을 받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권 국가 진출해 성공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진행하는 케이푸드 페어에 참여해 시식행사 등으로 꾸준하게 진주배의 우수성을 홍보한 덕분에 9년 가까이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농산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시장을 제외한 해외시장을 개척한 결과 2022년 수출실적은 약 17억원(347톤)을 달성했다.

김건수 한국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지난해에는 개화기 이후 냉해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경남 배 생산량이 예년의 33% 수준에 불과해 수출실적이 약 14억원(288톤)에 머물렀다”라며 “그럼에도 2월 UAE 두바이, 5월 브리질 상파울로 등에서 열리는 국제식품박람회에 참여해 진주 배의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배영농법인은 농업인 이사 6명이 100% 현금 출자해 2018년 설립된 법인이다. 현재 조합원 44농가가 46ha 규모의 과수원에서 생산한 배를 전량 수출하고 있다. 특히 대표이사와 이사들은 무보수로 경영에 참여하는 독특한 경영방침을 세우고 운영된다. 법인 운영과 선별 등에 필요한 인력 이외에 지출을 최소화해 법인의 경영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다.

또한 수출 배 품질 기준을 엄격하게 정한 다음 기준에 합격한 상품만 선별해 수출한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당도 12.5브릭스 이상, 식물호르몬제인 지베렐린 미처리 등이다.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설정한 만큼 농가 수취가격은 국내 가격대비 30~40% 높다. 고품질의 배를 생산하는 조합원들에게 그만큼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특히 배 수출단가를 높이기 위해 수출할 때 수출업체에 의존하는 관행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마진이 최소화 되도록 전략을 세웠다. 현재 대부분의 수출 농단은 신선농산물을 수출할 때 수출 및 수입 대행업체, 현지벤더 업체를 거쳐 현지 백화점이나 마트로 납품되는 구조에서 탈피한 것이다. 타 수출농단과 비교하면 최소 2단계에서 3단계를 줄여 거래함으로써 유통마진을 절감하고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는 주변 딸기를 재배하는 청년창업농들이 수출을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아 딸기 생산 및 수출을 전담하는 농업회사법인 파머스팜(주)를 설립했다. 현재까지 연간 17억원 내외의 수출실적을 올린다. 김건수 대표는 “딸기도 기존 해외시장인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에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UAE,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러시아까지 진출했다”라며 “딸기도 기존 수출시장에 벗어나 꾸준하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수출구조 개선 및 비용절감을 통한 농가의 소득 향상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배영농법인은 올해 배 가공시설까지 가동할 계획을 잡고 있다. 대미수출농단에서 생산된 비상품과를 수매해 배 주스를 만들어 수출하려고 한다. 배 주스는 특별한 브랜드와 마케팅으로 일반 유통경로를 이용하지 않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바로 명품 회사가 브랜드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하도록 매칭 하는 마케팅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김건수 대표는 “향후 계획으로 고품질 배, 단감, 딸기, 키위 생산을 하는 2·3세대 승계농가를 발굴·육성하려고 한다”라며 “이와 함께 가공공장 건립 등 잉여품 고부가가치 가공을 위한 원스톱 수출시스템을 구축해 농식품 수출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