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지난해 10월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협상이 타결됐다. 정부는 올 상반기 정식 서명과 함께 국회 비준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SECA 협상을 통해 한국은 전체 품목의 96.4%, 에콰도르는 92.8%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현재 25%가 부과되는 장미·카네이션·국화·튤립 등 절화류 관세도 12~15년에 걸쳐 사라질 예정이다.

에콰도르는 세계 절화 수출시장의 10%를 차지하는 화훼 수출강국이다. 당장 화훼농가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이미 콜롬비아, 중국, 베트남 등과 타결한 FTA로 수입꽃이 밀려들면서 농가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이번 SECA까지 발효되면 화훼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화훼농가들은 정부와 국회에 ‘한·에콰도르 SECA’에 따른 농가 피해 현황 조사와 보상, 화훼류 수급 유통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화훼원산지 표시 강화, 재사용 화훼를 강력히 단속하는 화환이력제 적용 등을 골자로 한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도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한·에콰도르 SECA는 우리나라가 타결한 23번째 자유무역협정이다. FTA가 추진될 때마다 농민들은 협상 내용의 투명한 공개와 ‘선대책 후비준’을 요구해 왔지만, 국익을 위한다면 명분 아래 농업계의 요구는 늘 외면당해 왔다. 이해 당사자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다. 언제까지 ‘어쩔 수 없다’며 일방적 희생을 강요할 것인가. 농업계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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