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농식품 유통이슈 10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하 신유통연구원)이 해마다 연초에 발표하는 ‘농식품 유통이슈 10’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변동 및 가격변동성 확대 우려’가 2024년을 대표하는 농식품 유통이슈로 선정됐다.

농식품 유통이슈 10 선정은 신유통연구원이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18년째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다. 농식품 유통시장 변화에 대한 예상·분석을 위해 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웹진(e신유통) 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유통이슈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유통이슈 10 선정에는 산지조직·유통 종사자·협회 및 단체·학계·농업인 등 e신유통 독자 220명이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9일까지 설문에 참여했다.
 

기후변화 영향 계속 커져체계적 대응기반 마련 시급

설문 집계 결과, 올해는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변동 및 가격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응답이 140건으로 가장 많아 유통이슈 후보 주제 가운데 1위로 선정됐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주제는 2020년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농식품 유통이슈 10 조사에서 매년 상위권에 오르고 있는 관심사다. 이는 기온 상승과 강수량 증가, 이상기상 횟수 및 강도 증가 등 급격한 기후변화가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태풍 등 이상기상으로 인해 사과와 같은 과실류 생산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 신유통연구원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농업인이 개인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체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온라인도매시장 개설 이후 농산물 유통체계 변화도 관심

2위에는 지난해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과 관련한 주제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개설 이후 농산물 유통체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개장 이후 올해 운영을 본격화 하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 대한 농업계의 기대와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원자재·농업생산비 급등 촉각1인 가구 비중 확대도 주목

3위는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과 농업생산비 급등 우려’, ‘1인 가구용 맞춤형 농식품, 유통 강화’가 공동으로 뽑혔다. 원자재 가격과 생산비에 대한 부분은 지난해에는 2위에 올랐던 유통이슈로, 전쟁 등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맞물려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는 농업생산비에 대한 농업계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인 가구와 관련한 주제 또한 지난해 4위였던 이슈가 다시 상위권에 자리한 것으로, 농식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1인 가구 비중이 그 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5위는 ‘소비인구,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농식품 소비 저하 우려’로, 인구 감소가 농식품 소비 침체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농업분야 관계자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6위에는 지난 3년 동안 3위권 내에 들었던 ‘농촌 인력 부족과 청년농 유입 정책의 확대 기대’가 올해도 상위권에 꼽혀 농촌 인력 문제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유통연구원 관계자는 “수도권 인구 집중, 고령화 현상,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공급 감소 등 농촌지역 인력 부족으로 지역 소멸까지 가속화되고 있어 보다 근본적이면서도 중장기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7위는 ‘농식품 생산·유통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 가속화’, 공동 8위는 ‘쌀 수요 감소에 따른 콩, 가루쌀, 밀 등 대체작물 재배의 성과와 한계 대두’·‘2024년 농업분야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따른 영향 우려’, 10위에는 ‘못난이 농산물 등 비정형 농산물 시장 확대’가 올해 농식품 유통분야 주요 이슈로 각각 선정됐다.

김동환 신유통연구원 원장은 2024년 농식품 유통이슈를 주제로 최근 진행한 간담회에서 “2007년부터 농업 관련 현장에 종사하는 e신유통 회원들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조사해 10대 이슈를 발굴하고 있는데, 시대 상황이 잘 녹아있는 것 같다”라며 “올해는 기후변화와 디지털화 등을 많이 언급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농식품 유통이슈를 발표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농업 생산·유통 분야 관계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농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7년부터 시작한 농식품 유통이슈 10 조사에서는 △생산이력추적제 및 GAP인증제도 확대(2007년) △이상기후로 널뛰는 농산물 수급 및 가격(2011년) △동시다발적인 FTA의 파급영향 확대(2015년)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실속형 농식품 출시 가속화(2017년) △비대면 시대, 다양한 간편식 상품의 개발과 등장(2021년) △산지 생산·유통의 스마트화(2023년) 등이 1위로 선정되며 농업 환경 변화와 맞물린 농업 관련 종사자들의 관심을 보여줬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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