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새해가 밝았다.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다. 청룡은 변화와 성장, 풍요로움을 의미한다. 농업인 모두 지난해의 어려움을 모두 씻어내고 풍요로운 새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지난해 농업계는 봄부터 냉해와 우박 등의 자연재해를 비롯한 구제역과 AI에 이은 소 럼피스킨 등 가축질병은 물론 농축수산물의 무차별 저율관세할당(TRQ) 수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농업계가 직면한 과제 산더미

특히 8월에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바다와 개펄의 오염이 확산되면서 모든 수산자원에 대한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져 수산업 전체가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욱이 지난해 처음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금액 제한에다 홍보 제한 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행히 수확기 쌀값이 정부가 약속한 80kg 1가마 20만원을 넘긴 것은 위안이다.

올해 농업계가 직면한 과제도 산더미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 안전망 확충이 강조된다. 이를 위한 농작물재해보험 개선이 시급하다. 과수 탄저병과 저온 낙과 등 피해가 다양화되는 만큼 이를 방영해야 한다. 또한 보상수준 80% 상향과 할증률 30%로 완화, 자기부담비율 15% 인하, 병해충 보장범위 확대 등도 포함된다. 이를 위한 예산확보가 필수적이다.

농업소득은 2021년 948만5000원에 그쳐 심각하다. 농업소득이 활성화돼야 청년농 정착 등 농업·농촌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청년농업인은 지난해까지 1만2600명으로 올해 5000명을 선발한다. 2027년까지 3만명 육성에 맞춰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후계농업인으로 견인할 필요가 있다.

쌀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세밀한 정책유지와 식량안보법 제정을 통한 곡물자급률 향상도 과제다. 곡물자급률은 2021년 20.2%로 정부는 2027년 27%를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곡물의 수입의존도가 높다. 2021년 옥수수 1169만톤, 밀 443만5000톤, 콩 127만8000톤 등 연간 1740만톤을 넘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해외 조달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과 일본 등이 자체 곡물 비축에 주력하는 만큼 우리도 식량안보법 제정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추진하는 저율관세할당(TRQ) 수입은 최소화해야 한다. 지난해 9월까지 TRQ 수입은 15개 품목 61만여 톤으로 전년 전체 물량을 초과했다. 신선대파와 건고추 등의 TRQ 증량은 물론 바나나, 망고, 자몽까지 할당관세로 수입됐다. 올해도 1분기 닭고기, 계란 등의 무관세 수입에다 참깨, 팥, 녹두 등 13개 품목의 TRQ물량을 늘렸다. 국내 농가를 외면한 일방 행정인 만큼 최소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IPEF(인도·태평경제프레임워크) 이외에 개발도상국과 동시 진행하는 EPA(경제적동반자협정)도 위협요소다. 지난해 7월 필리핀과 FTA에 서명한데 이어 몽골, 조지아 등 10개국과 EPA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12월 에콰도르와 체결한 SECA(전략적경제협력협정) 결과 화훼농가의 반발이 크다. 콜롬비아와 체결한 FTA 결과 화훼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소득 제고·농업농촌 발전 기원

올해부터 중단되는 수출물류비 대응책 마련도 중요하다. 해외 신시장개척과 가격경쟁력 제고 등으로 수출촉진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제시한 수출전문조직 확대 등 간접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 직접지원에 맞먹는 대책을 위해 수출 업계와 고민해야 한다.

이같은 현실을 바탕으로 본보는 신년호에 농업·농촌의 희망을 담았다. 소득안정과 인력확보, 소멸위기 대응 및 삶의 질 향상 방안 등을 짚어보았다. 아울러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주체들을 조명하기 위해 ‘로컬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지역별 사례를 연재한다. 갑진년 새해, 농업·농촌의 발전과 농업인들의 소득제고를 위한 희망찬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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