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작물 수확량·품질 유지하면서
배액 배출량 최소화, 탄소 절감
내년 철원 등 전국 14곳 적용

우리나라 수경재배가 2021년 기준 5634ha에 달하는 가운데 작물재배에 사용된 비료액을 배출하는 비순환식 비율이 95%로 높은 수준이다. 배출되는 비료액에는 양분이 남아있고, 무단 방출될 경우 환경을 저해하는 문제점이 불거진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비료액을 재활용할 수 있는 ‘순환식 수경재배 품목별 배액 재사용 기술’을 개발했다. 수확량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배액 배출량은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작물의 생육 특성을 반영해 배출되는 배액의 희석농도를 조절하고 2주 간격으로 양분 불균형을 보정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연구진이 딸기, 토마토 등 우리나라 주요 수경재배 작물 4품목을 대상으로 2021년부터 3년 동안 배액 희석, 양분 보정 등 정밀 양분관리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딸기의 경우 순환식으로 재배하면 비료 구매비는 21%, 탄소 배출량은 26% 줄일 수 있었다. 토마토는 비료 구매비와 탄소배출량이 각각 63% 줄었고, 파프리카 또한 비료 구매비 63%, 탄소 배출량 61% 저감됐다. 멜론의 경우 1년에 3회 재배 기준으로 비료 구매비와 탄소배출량이 34% 씩 줄었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환경보전과 자원 절감이 가능한 순환식 수경재배 지침’을 제작하고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에 보급키로 했다. 2024년 신기술보급 시범사업을 통해 강원도 철원을 포함해 전국 14곳에 적용한다. 또한 산학연 공동 연구를 추가로 추진해 현재 5%인 순환식 수경재배 보급률을 2028년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특히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멜론 등 4개 품목 수경재배 면적인 4386ha의 10%를 순환식으로 전환할 경우 매년 2만2000톤의 탄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는 나무 216만 그루가 한 해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규모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명수 원장은 “기후변화와 자원 고갈 우려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설원예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제한된 자원의 재활용은 중요한 화두”라며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 적용으로 버려지는 농업용수와 화학비료를 재사용해 탄소배출 저감은 물론 생산비 절감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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