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11월 16일 농산물 도매유통 기능 강화를 위해 ‘2023년 농협공판장 사업발전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11월 16일 농산물 도매유통 기능 강화를 위해 ‘2023년 농협공판장 사업발전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올해 잇따른 자연재해로 농산물 생산에 차질을 빚은 악재 속에서도 농협경제지주의 공판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2024년 사업 확장에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특히 도매시장을 통한 경매라는 전통적인 공판사업에서 온라인 판매 강화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의 성과도 나타났다. 그 결과 올해 12월 20일까지 공판사업 실적이 지난해 실적을 뛰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판사업 역대 최대 실적

농협경제지주 운영 공판장 12곳
12월 20일까지 실적 2조1961억
지난해 2조1690억 뛰어 넘고
지역농협 더하면 4조8422억 달해

호우·태풍 피해 농산물 출하 유도
특별 장려금 3억여원 지급 등 ‘성과’

농협이 운영하는 농산물공판장은 총 80개소다. 이 중에 농협경제지주가 운영하는 공판장은 12개, 지역농협 운영이 68개소다. 이들 농산물공판장은 농협경제사업의 근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농산물 생산량과 소비량이 감소 추세로 전환되면서 도매시장의 거래물량이 줄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발생이 빈번해 지면서 산지의 생산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이상저온에 따른 냉해피해와 6~7월의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생산에 비상이 걸렸던 한 해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올해 농협경제지주의 공판사업 실적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농협경제지주 공판장의 농산물 거래액이 2조1690억원로 역대 최고 실적으로 평가받았지만 올해는 이를 뛰어 넘었다. 12월 20일 기준 2조196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지역농협 공판장의 농산물 거래액까지 합하면 12월 20일 기준 4조8422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엔 호우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을 농협공판장으로 출하할 수 있도록 한 각별한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9월 6~27일까지 농협경제지주 12개 공판장으로 출하되는 호우·태풍 피해지역 농산물에 대해선 특별 출하장려금 3억6700만원을 지급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 비해 16.7%가 성장한 367억원의 재난지역 농산물이 농협경제지주 공판장으로 출하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용민 농협경제지주 공판사업부 공판사업팀장은 “특별 출하장려금을 통해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가의 조속한 일상회복을 지원함과 동시에 당시 추석 성수기 주요 품목의 수급 불안정 해소에도 기여했다”며 “산지 농가의 소득도 보전하고 농협공판장의 출하 확대를 견인한 특별 출하장려금을 제도화해 앞으로도 산지 농가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혀다.

이와 함께 농협경제지주는 지역농협 산지공판장의 노후화 등 기반시설 취약이 사업확대를 위한 경쟁력에서 뒤처진다고 판단해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저온저장 및 소포장 시설을 확충하고, 노후건물의 신·증축 등 시설투자를 지원하는 것이다. 여기에 공판사업부에 신설한 산지운영반과 협력으로 지역농협 산지공판장이 하기 힘든 대량거래처를 발굴하거나 정가·수의매매를 확대하는 마케팅 사업도 꾸준히 펼쳐왔다.
 

#온라인으로 사업 외연 확장

온라인 농산물거래소 사업 내실화
전 품목 취급 확대로 수요 창출
특화상품 전용관 운영 등도 주효

온라인식자재몰 ‘오전 배송’ 사업
중도매인과 상생 모델로 주목

농협경제지주 공판사업이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올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으로는 사업 영역 확장을 꼽을 수 있다. 기존에 전통적인 공판사업 영역이었던 도매시장을 경유한 농산물의 경매나 정가·수의매매 방식에 온라인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 농산물거래소 사업에 내실화를 기한 것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온라인 농산물거래소의 취급품목을 기존 수급·중점 위주에서 전 품목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함과 동시에 특화상품은 전용관을 운영함으로써 맞춤형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올해 12월 20일까지 온라인 농산물거래소 실적은 지난해 769억원을 뛰어 넘은 787억원을 달성하는 등 외연적인 확장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다른 도매법인에 비해 일찍 온라인 농산물거래소를 운영한 경험은 지난 11월 30일 공식 출범한 온라인도매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토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사업에서 눈에 띄는 사업은 또 있다. 바로 농협공판장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앱 식자재몰인 온라인식자재몰 운영을 확대한 것. 2021년 6월 가락공판장을 1호점으로 시작한 온라인식자재몰은 올해 11월 8호점인 수원원예점을 오픈했다. 이 사업은 중도매인이 농산물과 가격을 온라인식자재몰에 등록하고, 구매자들이 필요한 농산물을 주문·결제하면 중도매인들이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구매자가 도매시장을 직접 찾지 않고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주문상품을 간편하게 배송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를 볼 때 중도매인들의 참여와 협력이 동반돼야 하는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중도매인과 농협공판장의 상생 모델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수집과 분산이라는 도매법인의 고유 역할을 강화한 사업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2022년 2690명이던 회원 수는 현재 약 4500명까지 늘었고, 매출액도 지난해 16억원에서 올해 26억원까지 늘었다.

이 같은 올해 농협경제지주 공판사업 성과에 대해 이용민 팀장은 “올해는 산지 여건이 정말 좋지 않았다. 내년에도 공판사업의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산지 지원을 강화하는 제도를 통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공판사업 물량 유치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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