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송해창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변화는 도시 미관에서부터 찾아오는 듯하다. 주요 교차로마다 정치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거대한 건물도 정치인들의 얼굴로 뒤덮이고 있다.

후보군도 분주한 모양새다. 현수막, 매스컴을 통해 표밭갈이에 몰두 중이다. 마을 잔치, 노인회관을 일일이 다니며 악수도 요청한다.

현역들의 움직임은 단연 눈에 띈다. 저마다 치적을 자랑하며 재신임을 요청한다. 성과를 알리고 청사진을 제시하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농민의 현실과 극명히 다른 탓이다.

내걸린 정치 현수막 중 농업 현안은 소수에 불과한 듯하다. 농민의 요구가 거대 건물을 뒤덮을 리도 당분간 전무할 것이다.

농민들은 올해 곳곳을 분주히 다녔다. 농촌의 목소리를 전하고 농업의 현실을 알렸다. 반면 농민에게 악수를 건넨 이는 소수에 그쳤다는 토로가 높다.

현역들의 치적도 의아스럽다. 농민의 요구는 매년 대동소이했다. 쌀값, 인력난, 재해 대비 등 내년도 반복될 요구다. 현역들은 치적을 자랑하나 농민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농민들은 반복되는 현안에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정치권에 모든 탓을 돌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치권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다. 그들은 분명히 노력과 해결을 약속했다. 당장 오늘도 곳곳에서 약속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정치권이 해결해야만 한다. 이는 농업뿐만 아니다. 정치를 통한 법제화 없이는 어느 업(業)도 지속될 수 없다.

정치권에 간절히 바란다. 100여 일간 농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길 소망한다. 목소리를 향후 현실화하고 법제화하기도 소망한다. 무리한 요구는 아닐 것이다. 농민도 유권자다. 그럼에도 농민을 다소 외면하고 소외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24년 4월 10일, 국민의 대표가 선출된다. 그들이 농민도 대표할 수 있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

송해창 기자 songh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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