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품종 양파 시장성 평가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수입종자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국산 신품종 양파인 아리아리랑과 금송이.
수입종자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국산 신품종 양파인 아리아리랑과 금송이.

맛은 근소한 차이, 경도 높여야
원물보다 깐 양파 소비 늘고
출하방식도 기계작업으로 전환
‘외형보다 단단함’ 거듭 강조

경매사, 중도매인 등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인들이 국산 신품종 양파 육성에 대해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저장성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경도 및 저장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품종 육성을 주문했다. 특히 정부가 내년부터 양파의 도매시장 출하방식을 ‘줄망’에서 ‘기계망’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양파 경도와 저장성이 더 중요해졌다는 게 유통인들의 목소리다.

농촌진흥청과 팜앤마켓유통연구소는 공동 진행 중인 ‘신품종 농산물 및 가공제품의 상품차별화 전략 실증연구’의 일환으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인(경매사, 중도매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산 신품종 양파 시장성 평가회’를 지난 11일 개최했다.

이날 신품종 양파 소개와 설명을 맡았던 김성준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 박사에 따르면 전남농업기술원에서는 수입종자 대체와 로열티 절감을 위해 2010년부터 국산 양파 신품종 육성에 나서 9개 품종에 대한 국립종자원 품종보호 등록 및 신품종 육성을 완료했다. 이번 평가회에서 선보인 국산 신품종 양파는 6월 상순~중순경 수확 가능한 중만생 F1(잡종 1세대) 품종인 ‘아리아리랑’과 ‘금송이’다.

아리아리랑은 직립형의 초형에 엽수가 많은 품종으로, 구형이 원형에 가깝고 구중(구 무게)과 경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평균 수량과 상품 수량은 대비종인 일본 양파 품종 ‘카타마루’와 비교해 각각 4%, 2%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송이는 엽수가 많고 엽초경과 위경 직경이 큰 품종으로, 고구형에 구중이 무거우면서 경도가 단단한 특성을 지녔다. 평균 수량과 상품 수량은 카타마루 품종 대비 각각 3%, 1% 많다.
 

이 같은 국산 신품종 양파에 대해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수입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한 경도를 바탕으로 ‘저장성’을 높여야 한다며 저장성에 대한 보완을 주문했다.

김영권 한국청과 경매사는 “양파 맛은 근소한 차이로, 경도를 높여 저장성이 우수한 양파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저장성이 우리 농가를 죽이고 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청과의 서상원 경매사도 “젊은 층의 경우 양파 원물보다 깐 양파를 주로 구입하는 상황에서 이제 색, 모양 등 외형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라며 “앞으로 국산 양파 신품종 개발에서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경도와 저장성”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진수 중도매인은 “시장에서는 맛보다 썩지 않고 단단한 양파를 찾는다”라며 “양파 판매 후 썩었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단단하고 오래가는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자리에서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정부가 양파 도매시장 출하방식을 줄망에서 기계망으로 전환하려는 것을 언급하며 저장성에 대한 부분을 거듭 강조했다.

김영권 팀장은 “양파 출하 방식이 기계작업으로 바뀌는데 현장에선 준비가 안 돼 있어 농가 어려움이 많다”라며 “기계작업을 하려면 앞으로는 무조건 경도와 저장성이 우수한 품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유승철 동화청과 경매사는 “기계작업 시 선별기에서 양파가 떨어지면서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이런 양파가 저장과정에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품종개발에 이런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가락시장 유통인들의 의견에 대해 김성준 박사는 “품종 개발 방향을 첫 번째는 수량, 두 번째는 경도로 두고 수량이 많으면서 경도도 높은 품종으로 개발한 것이 아리아리랑”이라면서 “앞으로 농가 재배 과정에서 저장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