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 ‘진율미’ 눈길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간식, 고구마. 고구마는 다이어트 식단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식품이다. 여기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식이섬유, 노화방지에 좋은 비타민E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포함됐다. 그래서 고구마는 다이어트 식품이자 건강식품으로 손꼽힌다.

그렇지만 국내 농가들에게 다수 보급된 품종은 국산이 아닌 일본 품종이다. 문제는 일본의 지식재산권 보호규정 시행과 품종보호권이 강화되면서다. 국산 품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품종 개발·보급이 시급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가 국산 품종 보급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밤고구마 품종인 진율미를 2017년 선보인 이유다.

#병에 강하고 높은 수량성이 강점인 진율미

‘덩굴쪼김병’ 등에 강하고
율미 대비 수량성 19% 증수
일본 ‘베니아까’보다 평가 우수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의 이형운 연구사가 진율미 고구마를 선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의 이형운 연구사가 진율미 고구마를 선보이고 있다.

진율미는 내병성과 높은 수량성이 강점이다. 진율미 개발에 나선 이형운 농업연구사는 “덩굴쪼김병 같은 병에 강한 것은 물론 수량성이 굉장히 안정적이다. 여기에 조기재배 수량이 많다”고 말했다.

통상 고구마 출하 시기는 10~11월. 하지만 진율미는 7~8월에 수확되는 조기재배 품종이다. 그래서 출하시기가 빠른 진율미는 높은 시장가격을 받을 수 있다. 진율미 수량성은 10a당 2857㎏(보통기재배)으로 율미 대비 19% 증수돼 농가 소득 증대에 유리하다. 
이형운 농업연구사는 “조기재배 수량이 ha당 24.2톤으로 많아 시장가격이 높은 7~8월 햇고구마 출하에 적합하다”며 “진율미는 수확 직후 먹어도 다른 밤고구마 보다 단맛이 좋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품종”이라고 소개했다.

바이어에너지작물연구소가 2019년 제주도에서 실시한 현장 평가회에서 진율미는 일본 밤고구마(베니아까) 보다 외관 상품성과 식미(당도와 식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진율미 식감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형운 농업연구사는 “조기재배 품종인 율미 보다 조기재배 특성이 좋게 나타났고 덩굴쪼김병에 강한 편이라서 농가들의 반응이 괜찮았다”고 말했다.
 


#생산자·유통업체·소비자 모두 합격점

식감 부드러워 소비자에 인기
밤고구마 국내 점유율 1위 차지

이 같은 강점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 우선 밤고구마 중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일본 품종인 베니아까와 국내 품종미상인 밤고구마를 대체했다. 실제 진율미의 점유율은 2021년 5.9%에서 2022년 8.6%(국내 육성 품종 기준)으로 늘었다.

또 7~8월 출하되는 진율미는 고구마가 집중 출하되는 시기인 10~11월 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형운 농업연구사는 “7~8월에 수확하는 진율미는 출하성수기 때보다 43~54% 높게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식미가 우수하고 조기재배·다수성이라는 강점을 가진 진율미가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존 밤고구마 보다 식감이 부드러워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이런 선호도는 진율미의 무병묘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고구마 주요 품종의 바이러스 무병묘 판매량(2021년 기준)에서 진율미는 15만8000주를 기록, 종묘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2위 호감미(8만4100주)와 3위 소담미(6100주) 판매량을 합친 양보다 많았다.
 

현장 농가들의 만족도도 높다. 약 12만 평의 부지를 갖고 있는 여주 능서농원의 임유정 대표는 “처음 선보였던 해부터 진율미를 심었다”며 “진율미 경락가격은 다른 고구마 보다 10㎏ 한 상자 당 3000~4000원을 더 받는다”고 설명했다.

#종자 주권 회복에 기여한 진율미의 기술 가치는 약 81억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가 진율미를 개발·보급한 이후 농가 소득 향상, 종자 주권 회복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진율미 보급 이후 품종미상 밤고구마의 시장점유율은 41.2%에서 18.3%로 줄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실시한 진율미의 기술가치 평가액은 81억3000만 원에 달한다. 품종가치와 취업유발효과는 각각 3억1400만 원, 1억1500만 원으로 확인됐다. 이형운 농업연구사는 “진율미의 아쉬운 점을 더 보완해서 개선하려고 한다”며 향후 업그레이드 된 진율미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진율미 등 시장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신품종 고구마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지성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장은 "농촌진흥청에서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작목별·품종별 재배현황 통계 조사'에서 파악된 재배면적 변화 요인, 품종별 만족도, 애로기술 등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농업현장과 소비자의 수요가 높은 신품종을 '고구마 국내육성품종 보급사업'에 반영해 농업인 소득향상을 지원하겠다" 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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