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제주도가 내년도 키위 품목 FTA기금 사업 지원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제스프리 키위 계약 재배농가에 대한 지원여부를 두고 국내 육성 품종 확대 기조에 반한다는 주장과 제스프리 재배농가도 제주농가라는 주장 사이에서 난감한 입장이다.

사실 제스프리 재배농가 지원으로 국내 육성 품종 재배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으며, 어떤 품종을 재배하든 모두 제주농가로 국가 지원을 배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제주도는 어떤 결정을 내려도 결국, 제주 키위농가로부터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더욱이 제주도의회 도의원 간에도 국내 육성 품종 보호·지원 주장과 형평성에 따른 전체 농가 지원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제주도 농정당국의 고민을 심화 시키고 있다.

키위 재배농가 사이에서도 이번 지원 대상 선정 결과에 따라 제주지역 키위 재배 구조와 키위산업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제주도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점도 있다.

제주도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시에 따라 우선 전체 키위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FTA기금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지만, 국내 육성 품종 재배농가 주장을 무시할 수 없어 주체간 논의 후 추진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만 현재 설명하고 있다.

재배농가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제주도는 농식품부에서 단순히 모든 농가를 지원하라는 지시만 내리지 말고, 농가별, 품종별 등 구체적 명시 한 사업 추진 지침이나 근거가 내려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상황이 어떻든 키위 재배농가간 협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겠지만, 서로의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어 제주도의 딜레마는 ‘국내 육성 품종 보호·확대’와 ‘제주농가 형평성’ 주장 속에서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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