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한국농어민신문] 

12월이면 통상 내년 계획을 수립할 때다. 올 한 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이 한 일을 되짚어 보고, 내년에는 어떻게 업무를 추진해야할 지 개략적으로 생각해 본다.

농관원은 하는 일이 참 많다. 주요 업무만 나열해도 공공비축미곡 등 농산물 품질검사, 원산지표시 관리, 농산물 안전성 관리, 친환경 등 농식품인증 관리, 농업경영체 등록 관리, 공익직불제 관리 등이 있다. 농산물 품질검사를 보면 해를 넘긴 시장격리곡 검사는 올 4월말에 잘 마무리됐다. 처음 실시하는 공공비축용 가루쌀 매입도 잘 준비해 차질 없이 완료됐다. 공공비축용 건조벼는 12월 초까지는 매입검사를 끝내고, 산물벼에 대한 인수검사는 11월말부터 실시해서 차질 없이 진행될 것 같다. 원산지 표시 관리 분야는 민관협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원산지 표시관리가 잘 되도록 교육 등을 실시했다. 또 식품산업협회 등 4개 협회와는 신규 영업자 대상 식품위생교육시간에 원산지 관련 내용도 교육했다. 수도권을 집중관리하기 위해 수도권 농식품조사팀이란 전담조직도 만들었다. 안전성 분야를 보면 유통단계 농약관리 업무를 새롭게 이관 받아 농약 판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실시했다. 항공방제업 신고제를 운영해 관련 업체를 제도권 내에 편입시켰고, 농약비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농약피해분쟁조정위원회도 구성했다. 친환경인증관리는 비의도적 오염으로 친환경인증농가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각종 제도를 개선했다. 또한 유기농자재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도록 유해 성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농업경영체 등록업무의 정확성을 기하도록 여타 공공시스템과 연계도 강화하고, 농지대장 시스템과 자동 연계되도록 등록 신청을 간소화했다. 또 민통선 지역 등에 있는 농지대장에 등재 불가능한 농지라도 공공기관으로부터 적법한 권원을 확보한 경우 경영체 등록이 가능토록 개선했다. 공익지불제 관리 분야는 사전조사, 지자체 협업 등으로 농지형상ㆍ기능 미유지에 따른 감액이 전년보다 30% 줄었다. 직불금 교육대상자가 전년에 비해 14만명 늘었지만, 직원들의 노력으로 의무교육 이수율은 높아졌다. 이처럼 많은 일을 했음에도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국정감사에서는 통신판매에서 원산지표시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농자재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농약·비료·유기농자재를 한 기관이 관리하는데도 지도점검은 각기 따로 나온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기농자재 관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농가의 지적도 있었다. 인력 증원 없이 업무가 늘어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도 많았다.

그럼 내년에는 어떻게 일할까. 업무계획을 수립 중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우나 크게 보아 정책 수요, 최근 트렌드, 기관 특성 등을 감안해서 추진하고자 한다. 먼저 협업을 강화하고자 한다.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특히나 내년 2월 17일부터 개정된 농어업경영체법이 시행된다. 협업을 통해 달라진 부분이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농자재 관리 업무를 일원화하는 등 농관원 내부에서 칸막이를 낮춰서 성과가 나도록 해야겠다. 둘째 변화하는 트렌드를 잘 읽어 정책수요가 증가하는 분야를 강화하고, 업무에 4차 산업 혁명기술을 적극 도입하고자 한다. MZ 세대를 명예감시원으로 위촉하는 등 통신판매 원산지 표시 관리를 강화하고, 펫푸드 관리 업무의 비중도 늘려가고자 한다. 공익직불 이행점검에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농지형상 자동식별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서 농관원의 구체적 역할도 모색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농관원 직원 스스로가 동기부여 되어 업무에 매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업무 재설계, 근무여건 개선, 자기계발 기회 확대 등을 하도록 하겠다. 2023년의 마지막 달 농관원 전 직원들은 분주하다. 청룡의 해인 갑진년, 2024년에도 농업인과 소비자의 더 높아진 기대에 부합하며, 질 좋은 서비스를 변함없이 제공하기 위한 준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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