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중국 정부 수출통제 나서
내년 농번기까지 지속 전망
비료 원료가격 상승 우려


중국 정부가 요소에 이어 인산이암모늄의 수출을 통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가 수급에 미칠 영향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인산이암모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비료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비료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가 인산이암모늄(DAP)의 수출 통관 절차를 중단시키면서 중국산 요소에 이어 인산이암모늄의 수출 통제가 내년 농번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인산이암모늄은 주로 복합비료에 사용하는 비료 원료로, 전체 원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1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료업계에서는 “DAP는 복합비료를 만들 때 사용하는 원료”라며 “현 상황에선 내년 1분기까지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도 비슷한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인산이암모늄 재고량은 완제품 1만톤, 원료 재고량 3만톤 등 약 4만톤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소요량(10만톤)과 판매 추이를 감안하면 내년 5월까지 공급이 가능하다. 중국의 이번 조치가 당분간 수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중국산 인산이암모늄의 수출 통제가 국제 시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인산이암모늄의 톤당 가격은 2020년 하반기 349달러(한국비료협회 소식지)였지만 중국산 요소 대란 사태가 벌어졌던 2021년 하반기엔 749달러, 2022년 상반기 948달러, 하반기 859달러로 치솟은 바 있다. 올 상반기 가격도 638달러로 확인됐다.

비료업계 관계자는 “비료업체들이 중국산 인산이암모늄을 선호하는 것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3000~6000톤 규모의 선박을 이용해 쉽게 들여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제품의 스펙이 한국 기업들이 원하는 부분에 부합한다. 그리고 짧은 운송 기간 등의 장점 때문에 중국산이 비용적으로 저렴하다는 강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런 강점을 가진 중국산 인산이암모늄을 수입하지 못 하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중국이 아닌 국가에서 수입하려면 거리가 멀기 때문에 4만~5만톤 규모의 대형 선박을 이용해야 하고 소요기간도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운임비도 중국 보다 2~3배 더 오르는 등 업체들에겐 비용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서 못 사면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면 된다. 문제는 가격”이라며 “중국산 인산이암모늄을 구입하지 못한 기업들이 다른 국가로 쏠리게 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DAP는 요소보다 생산국가가 제한적이라서 중국에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더 많이 오를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비료업계의 우려에 대해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 국내 인산이암모늄 생산기업의 내수 전환 등의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현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인산이암모늄의 수입선을 베트남, 모로코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이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인산이암모늄을 국내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업은 남해화학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비료업체 관계자는 “국내 생산·수출업체를 통해 인산이암모늄을 공급 받으면 좋겠지만 해당 업체도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 등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현실화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농협 공급가격이 정해진 상황에서 비료업체들은 쉽게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다. 정부가 원료가격 상승 부분에 대해 업체에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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