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정부 쌀값안정 추가대책 두고
농협 통합RPC 환영 입장 속

수매가 인상 요인 ‘의견 분분’
매입가에 보관 등 제반비용 포함
농협 수매가 낮출 이유 없어

정부가 해외 식량원조 물량 5만톤을 농협으로부터 매입하겠다는 계획이 올해 벼 수매가격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월 29일 내년 해외 식량원조 물량 10만톤 중 올해에 비해 늘어난 5만톤을 민간 재고물량에서 매입해 원조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해외 식량원조는 정부의 공공비축미로 이뤄졌지만 이번엔 민간, 특히 올해 매입물량이 늘어난 농협으로부터 매입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지역농협은 물론 농협 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가 환영을 뜻을 보였다. 그만큼 올해 농협의 벼 매입물량이 많아 부담이 적지 않았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농협RPC전국협의회와 농협벼전국협의회 조합장들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쌀값 안정을 위한 민간 재고 활용 해외 식량원조 대책 발표에 적극 환영한다”며 “농협의 재고 부담 완화를 위해 농협 보유물량 5만톤을 시장에서 격리해 해외에 원조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은 농업 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번 대책은 산지 불안감 해소를 통한 수확기 쌀값 안정과 생산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 소득 지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수확기 이후에도 쌀값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수급관리 정책을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쌀값 안정 추가대책으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올해 수확기 벼 수매가격이다. 지역농협과 통합RPC들이 대부분 우선지급금을 지급하고 연말에 최종 수매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 산지 쌀값이 안정을 찾게 되면 그만큼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대책이 벼 수매가격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앞으로 세 차례의 통계청 발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큰 낙폭이 없을 경우 수확기 산지 쌀값은 20만원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추가대책이 산지 쌀값 안정적 유지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면 벼 수매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정부가 해외 원조용으로 매입하는 5만톤은 농가로부터 매입하는 실제 가격에 보관비 등의 제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농협 입장에선 수매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다는 측면에서다.

한 농협 통합RPC 대표는 “각각의 농협마다 입장은 다르겠지만 제 생각으론 분명 최종 수매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지금의 생각보다 (수매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5만톤의 물량을 전국 지역농협으로 배분하면 수혜를 입는 물량은 그리 많지 않아 수매가격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쪽도 있다. 또 다른 농협 통합RPC 대표는 “(추가 대책이) 쌀값 안정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수매가격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문병완 농협RPC전국협의회장(보성농협 조합장)은 “원조용 물량의 정부 매입가격은 농가로부터 수매한 가격에 보관비용 등의 제반비용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지금 너무 싼 가격에 벼를 판매하는 것은 분명히 지양해야 한다”며 “정부가 지금 수확기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쌀값 안정을 위한 대책을 지속 펴 나간다면 현장과의 신뢰가 쌓일 것이다. 그러면 과거의 답습에 따른 시장 불안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