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11월 29일 밤 서울 가락시장에서 당근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중도매인들이 중국산 신선당근(사진 왼쪽)과 제주산 당근을 살펴보고 있다. 
11월 29일 밤 서울 가락시장에서 당근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중도매인들이 중국산 신선당근(사진 왼쪽)과 제주산 당근을 살펴보고 있다. 

12월 양념채소·엽근채소 관측
무 20kg 9000원 내외 전망
당근 생산량 지난해보다 88%↑
양배추도 7.4% 늘어날 듯


12월부터 본격 출하될 예정인 무, 당근, 양배추 등 겨울채소 품목들이 생산량 급증으로 인해 도매가격이 일제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3년 12월호 양념채소·엽근채소 관측 자료를 통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출하하는 무, 당근, 양배추 등 겨울채소 생산량이 전년 대비 늘어나면서 도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겨울무 생산량은 36만2000톤으로 파악된다. 이는 평년보다는 7.5% 감소한 것인데, 전년 대비 18.7% 증가한 수치다. 전년 대비 재배면적이 15% 늘었고, 8월 파종분(11~12월 출하) 생육 초기 고온으로 충해(고자리파리)가 발생해 상품성은 다소 저하됐으나 최근 기상여건이 양호해 단수는 전월 대비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내년 1~4월 출하되는 9~10월 파종분도 가뭄으로 생육이 다소 지연됐으나, 병해 발생이 미미해 작황은 양호한 것으로 조사돼 공급 여건은 좋은 편이다.

이에 따라 12월 가락시장 도매가격(20㎏ 상품)은 9000원 내외로, 전·평년(지난해 12월 평균가격 1만1930원, 평년 12월 평균가격 1만1551원) 대비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하락세는 내년 1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당근의 생산량 증가 폭은 심각할 정도다. 겨울당근 생산량은 5만5000톤으로, 전년 대비 87.8%, 평년 대비 21.4%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난 데다 작황도 좋아 국내산 당근 생산량이 급증할 전망이다. 가을당근 생산량 감소로 11월 도매가격이 전년 대비 강세를 띠었는데, 12월부터는 큰 폭의 하락이 예견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경연은 12월 도매가격(20㎏ 상품)을 2만6000원 내외로 전망했다. 전월 평균가격 4만3902원보다 40% 이상 떨어진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로, 가격 전망치는 2022년 12월 평균가격 4만2346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겨울양배추 생산량도 전년 대비 7.4%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가을 태풍 영향이 없었고, 11월 상순 평년 대비 높은 기온과 적절한 비로 작황이 양호해 성장 속도도 평년 대비 빠른 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12월 출하량은 전년 대비 6.4%, 내년 1월 출하량은 올해 대비 10.7% 증가하는 등 생산 과잉 흐름이 이어질 예정이다. 12월 도매가격(8㎏ 상품)은 5000원 정도로, 10월 평균가격 1만1761원, 11월 6419원에 이어 시세가 주저앉는 상황이다.

공급량이 줄어드는 겨울채소 품목도 있다. 대파 출하량은 12월 들어 전년 대비 20.8% 감소할 전망이다. 여름철 기상 악화로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여름철 생육기 기상 악화로 주산지인 전남 지역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단수도 감소한 영향이 작용했다. 농경연 농업관측센터 조사에 따르면 겨울대파 생육은 전년 대비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12월 도매가격(1㎏ 상품)은 2700원 내외로, 전년 및 평년보다 오르는 반면 전월보다는 하락할 전망이다.

겨울배추 생산량은 전년 대비 줄고, 평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도매가격(10㎏ 상품)은 5000원 내외로 전망된다.

한편 양파는 올해산 재고가 전년 대비 6.9% 늘어난 33만톤 내외로 파악되고, 12월 도매가격(1㎏ 상품)은 1100원 내외로 예상된다. 12월 깐마늘 도매가격(1㎏ 상품)은 전년 및 평년 대비 낮으나 전월 대비 소폭 상승한 6900원 내외로 전망된다.

건고추는 11월 말 기준 재고량이 1만6000톤 내외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22.6%, 10.3%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12월 도매가격(600g 화건 상품)은 1만3500원 내외로 예상되며, 재고량 감소로 내년 2월까지 높은 가격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농경연은 점쳤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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