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오징어 생산량 절반 이상 줄고
멸치 등 주요어종 어획량 감소
조업포기 늘고 경영체 파산 심각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는 등 어족자원 감소로 인해 조업을 포기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어, 특별경영안정자금과 같은 어업인 지원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전국 오징어 위판량은 약 958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위판량 2420톤에 비해 40%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이처럼 동해안 어족자원이 줄면서 성어기임에도 출항을 포기하는 어업인이 늘고 있으며, 파산한 어업경영체가 발생하는 등 어촌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이와 관련 12월 1일 국회도서관에서는 ‘동해안 오징어 실종! 연근해어업 재도약을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국민의힘 국회의원(권성동·김석기·김정재·성일종·김미애·김병욱·김희곤·박형수·안병길·정희용)이 주최하고 수협중앙회·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토론회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이창수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박사는 ‘동해안 어업의 경영실태와 지원 방안’에 대해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의 평균 생산량과 최근 5년간 평균 생산량을 비교해보니, 살오징어(오징어)는 총 5만6871톤이 감소해 53.0%의 감소율을 보였다”며“멸치는 13.3%, 붉은대게도 33.3% 감소해 주요 어종의 어획량 감소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해안은 예로부터 어장으로써의 가치가 높고, 수익성이 높은 어업이 활발히 이뤄졌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어업생산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특히 살오징어의 생산량 감소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주요 업종에 대한 어업경영 분석 결과도 내놨다. 동해안에서 조업 중인 업종 중 어선 수가 가장 많은 근해채낚기어업의 경우 어업비용은 증가한 반면, 어업수익은 크게 감소해 2022년에는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 이창수 박사는 그 원인에 대해 “극심한 유가변동에 오징어 어획부진 영향이 크다”면서 “향후 경영실적 개선도 불투명해 한계어업 상황에 직면한 상태로 지원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실제 조업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가 다급했다. 이창수 박사는 이날 동해안에 위치한 19개 지구별·업종별 수협 지도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정성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징어 위판실적은 예년 대비 최소 절반 이상, 최대 90% 가까이 감소했으며, 울릉군수협의 경우 조업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 또 포항수협 관내에서는 이미 파산한 어업경영체가 발생해 어선이 경매에 나왔으며, 오징어 외에도 문어, 도루묵, 청어 등의 어획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해 위판실적 감소는 물론, 채낚기, 트롤어업 등 출어 포기업종이 늘어나면서 선원들의 생계도 함께 위협받고 있다는 목소리다. 

특별경영안정자금 지급
특별감척·해외 신어장 개척 
근해어선 낚시어업 허용 등 
어업인 지원방안 마련 촉구


이와 관련 어업인들은 △동해안 오징어업에 대한 융자금 이자 지원 △특별경영안정자금 지급 △오징어어업에 대한 특별 감척 △해외 신어장 개척 예산 지원 △한국인 선원의 생계비 지원 및 외국인선원의 임금 일부 지원 △근해어선에 대한 낚시어업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이창수 박사는 “어업인 요구사항에 대한 현실적,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론 긴급생활자금 지원과 어업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출 지원, 중장기적으론 어업구조 재편과 어구어법에 대한 고민, 국제적 수산자원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과장은 ‘기후변화와 수산자원 변동 및 관리’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동해 수산자원의 동향과 살오징어 어획량 및 어획시기 변화 등을 설명하고, 자원관리 방안 및 대책을 제시했다. 

그는 “총허용어획량(TAC), 금어기, 금지체장 준수와 같은 자원관리제도를 강화하고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며 “한·중·일 오징어 자원관리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는 등 국제협력을 통한 자원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영향을 고려한 미래 수산자원 변동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원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 요인을 상세히 분석하고,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자원감소 매커니즘을 구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어진 토론에서는 류정곤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소장이 좌장을 맡아 김월광 전국오징어채낚기선주실무자연합회 회장, 서정도 전국근해오징어채낚기연합회 사무국장, 윤국진 강원도연안채낚기복합연합회 회장, 이광남 해양수산정책연구소장,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경영자원연구실 연구위원, 황선재 동해수산연구소장, 황준성 해양수산부 수산정책과장이 주제발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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