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미래 식량으로 주목되는 ‘식용곤충’ 연구를 진행하고 활용 가치를 높이고 있다. 식용곤충으로 현재 10종이 등록돼 있으며, 사진 왼쪽부터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 △메뚜기 △횐점박이꽃무지 유충(꽃벵이) △누에 유충 △누에 번데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미래 식량으로 주목되는 ‘식용곤충’ 연구를 진행하고 활용 가치를 높이고 있다. 식용곤충으로 현재 10종이 등록돼 있으며, 사진 왼쪽부터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 △메뚜기 △횐점박이꽃무지 유충(꽃벵이) △누에 유충 △누에 번데기. 

농업과학원 연구성과 주목
10종으로 식품공전 등록 확대
항암 환자 대상 연구도 진행 중
골다공증 완화 효과도 밝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미래 식량인 식용곤충 연구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식용곤충의 풍부한 영양성분의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암 등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건강식 재료가 되고, 저개발국 등에선 식량 부족으로 인한 단백질 결핍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하고 있다. 이에 국립농업과학원은 미래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식용곤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식용곤충 식품공전에 등록 확대=2050년 세계 인구는 10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만큼 글로벌 식량 공급도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실제 세계식량위기보고서(2022)에 따르면 2050년 지구 인구 중에서 단백질 결핍 인구가 1억2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식용곤충이 식품공전에 등록되고 있다. 2014년 이전까지 메뚜기, 누에 유충·번데기, 백강잠 등 3종에 그쳤었다. 이후 국립농업과학원은 과학적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에 7종의 곤충을 식품 원료로 등록해 2022년까지 10종으로 확대됐다. 새로 등록된 식용곤충 7종은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꽃벵이)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풀무치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수벌 번데기 등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준하 연구사는 “세계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저개발국 등에선 식량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고 단백질 결핍이 우려된다”며 “이에 FAO는 식용곤충의 풍부한 영양가와 친환경적인 측면이 많아 미래의 식량자원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암 환자 건강식으로 주목=국립농업과학원이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 유충 고소애 섭취 효과 연구를 진행하고 지난 2022년 9월 결과를 발표했었다. 

고소애는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단백질의 필수 아미노산 조성이 좋은 것으로 분석돼 있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칼슘, 철분, 마그네슘 등 무기질 함량도 높다. 

이에 항암(췌담도암·간암) 치료 중인 환자에게 고소애를 8주간 매일 섭취하도록 한 결과 영양지표가 개선된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4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선 환자들이 섭취하기 좋도록 셰이크 형태로 개발해 20명에게 고소애를 하루 1포(30g) 먹도록 했고, 이를 통해 단백질 13g을 보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진행했다. 대조군인 나머지 24명은 곡물 셰이크를 섭취하도록 했다. 

8주간 시험 결과 고소애 셰이크를 먹은 환자들의 평균 단백질 섭취율이 대조군보다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 영양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 중 건강한 세포막 상태를 반영하는 위상각 변화량에서 고소애 섭취군이 대조군보다 약 10% 증가했다. 위상각은 세포의 건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외에도 제지방량, 근육량, 골격근량 변화도 대조군보다 2% 증가했다.   특히 고소애 섭취군 환자는 항암 치료 기간에 절대 호중구 수 변화량이 거의 없었다. 절대 호중구 수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체내 방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항암제와 같은 암 치료로 감소하며 절대 호중구 수가 낮으면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다. 

골다공증 완화 효과=한약재로 쓰여져 왔던 식용곤충인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래)는 골다공증 완화 효과가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이 꽃벵이 추출물의 골다공증 완화 효과에 대한 연구를 통해 파골세포의 분화 억제를 확인하고 골다공증에 걸린 쥐를 이용해 골 생성 촉진과 골 흡수 저해 관련 지표를 분석한 것이다. 

실험 결과 폐경기 골다공증을 유발한 쥐에 꽃벵이 추출물을 7주간 저농도, 고농도로 나눠 먹였다. 그런 후 쥐의 대퇴골 골밀도가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쥐보다 저농도에서는 약 34%, 고동도에서는 40% 증가했다. 

또한 꽃벵이 추출물을 먹인 쥐의 혈청에서 골 흡수 지표인 엔티엑스(NTX)-1, 시티엑스(CTX)-1이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쥐보다 고농도에서 각각 18%, 50% 줄었다. 반면 골 형성 지표인 피1엔티(P1NP) 함량은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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