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철 전남도청 유럽사무소장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이현우 기자] 

김기철 전남도청 유럽사무소장은 농수산식품 10억 달러 달성이라는 전남도의 도정 목표에 발맞춰 전남 농수산식품의 유럽 수출지원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김기철 전남도청 유럽사무소장은 농수산식품 10억 달러 달성이라는 전남도의 도정 목표에 발맞춰 전남 농수산식품의 유럽 수출지원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전남산 농수산물과 농수산식품을 만날 수 있는 상설판매장이 있다. 케이팝(K-pop)과 케이푸드(K-Food) 등을 사랑하는 유럽인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전남도청 유럽사무소가 유럽 농식품 시장을 공략하는 거점이기도 하다. 

이에 한국농어민신문은 전남도청 유럽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김기철 소장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나 유럽 시장에서의 한국 농식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기철 소장은 독일 뤼네부르크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KPMG 지속가능경영컨설팅팀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 기술경영팀장을 거쳐 2012년부터 전라남도 유럽사무소장 업무를 맡고 있다.

전남도 유럽사무소 2012년 개소
농수산식품 수출지원 업무 집중


▲전남도청 유럽사무소의 주요 업무와 기능은 무엇인가.
“전남도는 독일과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5곳에 해외사무소를 설치했다. 해외사무소는 국제교류와 수출지원, 투자유치, 관광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유럽사무소는 201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서 문을 열었다. 해외사무소의 고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물론 농수산식품 10억 달러 달성이라는 도정 목표에 발맞춰 전남 농수산식품의 유럽 수출지원업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키친 오브 코리아’ 브랜드로 
유럽 곳곳·아마존에 식품관 론칭
독일 등엔 상설판매장 오픈도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는가.
“키친 오브 코리아(Kitchen of Korea)라는 브랜드로 유럽 내 여러 국가의 아마존에 전남도 식품 브랜드관을 런칭했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전남식품 상설판매장을 개설했다. 올해 안에 네덜란드 유트레흐트 지역에 상설판매장을 추가 오픈하는 것은 물론 내년엔 프랑스에서도 문을 열 계획이다.”

김밥·치킨·떡볶이 등 전문점 증가
현지인이 80%, 줄 설 만큼 인기


▲한국산 농식품과 한식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케이푸드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이 일본처럼 별도의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식당 한 곳에서 한식과 중식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했고 고객들도 아시아인들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에는 김밥과 컵밥, 치킨, 떡볶이 등 단일품목을 전면에 내세운 케이푸드 전문점이 늘고 있다. 고객의 80% 이상이 독일 현지인이고 줄을 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 덕분에 케이푸드가 유럽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이 같은 붐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한식이 맛있고 다양하며 건강하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농식품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홍보가 중요하다. 유럽에서는 전남도를 거의 알지 못한다. 슈퍼마켓에 전남산 김·김치 등이 있어도 소비자들은 전남산 제품이라는 점을 쉽게 구별할 수 없고 왜 전남산 제품이 더 좋은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어디서 생산해 어떤 특징을 가졌고 어떻게 먹을 수 있는지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사무소는 독일의 푸드스타트업 기업인 이지쿡아시아와 ‘남도음식 여행 쿡박스’를 런칭했다. 여기에는 전남 특산물과 함께 이를 소개하는 책자가 들어 있다. 책자를 읽고 직접 요리하면서 전남을 느끼고 경험하는 박스다.
또 현지 식문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가공식품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에서 반응이 좋고 인지도가 높은 제품의 라벨링만 바꿔서 유럽시장에 내놓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고흥 유자차는 유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들의 식탁에 더 어울리는 것은 유자잼이다. 주식이 빵인 만큼 잼 시장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 유자에이드와 엑기스 시장도 성장하고 있는 만큼 현지 소비자 기호에 맞춰 가공해야 한다.”
 

까다로운 유럽 인증 준비 힘쓰고
면밀한 분석 통한 현지화 필요


▲유럽 시장을 노리는 수출기업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무엇인가.
“유럽 수출을 위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인증을 준비해야 한다. 유럽 인증 관문을 통과하면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한 현지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일회성 판매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 해 제품 개선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럽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플라스틱 대신 종이 패키징을 선호한다. 또 포장엔 현지에서 선호하는 색상·글씨체 등을 반영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유럽 시장에서 인기 있는 한국 농식품과 유망 농식품은 무엇인가.
“라면과 소주, 김치, 만두, 김스낵 등은 꾸준히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품목이다. 최근에는 해조류·발효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해조류가 탄소 배출 저감에 효과가 있고 단백질 대체제로 활용하면서 주목받는 식재료가 됐다.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는 물론 막걸리, 콤부차, 고추장, 된장 등 장류들의 인기도 높아졌다. 먹을 것이 부족해 식품을 저장했던 선조들의 문화가 유럽에서 통하고 있는 것이다.”

2024 파리올림픽도 적극 활용을

▲2024 파리올림픽을 겨냥해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는가.
“파리올림픽은 세계 각지에서 파리를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케이푸드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남도에서는 대회 기간에 맞춰 유자에이드 등을 담은 ‘전라남도 파리올림픽 음료키트’를 제작·보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국의 수출업체들도 한국-프랑스 쉐프 간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케이푸드 홍보 행사, 시식·시음 이벤트를 마련해 언론 또는 SNS를 통한 미디어 홍보를 도모하는 것이 좋다.”

▲유럽 시장에 진출한 다른 국가들과 한국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한국은 트렌드에 아주 민감하다. 신제품이 많고 변화도 빠르다. 이런 포인트가 유럽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고 생각한다. 반면, 일본은 제품의 변화가 많지 않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한다는 느낌은 적은 편이다. 한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남은 물론 한국의 식품업체들은 긴 호흡으로 유럽 식품 시장 진출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 케이푸드 체험과 구매가 가능한 매장을 늘려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병성·이현우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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