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배 홍천 비선동산삼 대표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산양삼 3대 거치면 ‘야생 근접’
11년 전 인삼 씨 뿌리기 시작
산삼과 유사한 삼 수확 앞둬

산삼에만 있는 ‘진세노사이드’
야생 생존 했을 때 함량 높고
면역증진 효과 등 검증 마쳐
종자 보급 위한 채종단지 마련도

산림청도 ‘최대한 산삼화’가 목표

박성배 대표는 산양삼을 야생산삼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갖고 10여년전 홍천에 정착, 최근 그 결실을 맺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박성배 대표는 산양삼을 야생산삼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갖고 10여년전 홍천에 정착, 최근 그 결실을 맺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내 산에서 야생 산삼을…꿈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산양삼을 재배하고 있는 비선동산삼의 박성배 대표. 한국산양삼협회 홍천군 지부장인 그는 곧 꿈이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 꿈이란 게 ‘산삼 복원’이다. ‘산양삼을 통해 야생 산삼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홍천에서 산양삼을 키운 지 11년째. 이제 그 빛이 조금씩 보이고 있단다. 이쯤에서 궁금하다. 왜 산삼일까.

산삼과의 인연은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암 판정을 받은 장인어른을 위해 산삼을 찾기 시작했다. 고가여서 매번 사긴 어려웠다. 그러다 산삼을 찾겠다며, 약초꾼을 따라다녔다. 박성배 대표는 ‘우리나라엔 고유의 산삼이 거의 없다’는 걸 느꼈다. 직접 산삼을 키워보고 싶었다. 전국의 산을 돌아다닌 끝에 홍천의 이곳을 산삼의 최적지로 선택했다. 지대가 해발 600m로 높고, 여름철 날씨가 서늘한 데다, 일조량이 적절하고, 무엇보다 부엽토가 풍부했다. 약 20ha(6만평) 규모의 임야를 구입했고, 산양삼이 될, 더 나아가 야생산삼이 될 인삼 씨를 뿌렸다. 11년 전의 일이다.

박성배 대표는 “산양삼은 3대를 거치면 본래의 야생산삼과 근접한 삼이 된다”고 말했다.

밭에서 자란 인삼이 1대라고 할 때 이 씨앗을 산에 심어 수확하면 2대가 된다. 즉, 2대가 산양삼인 셈이다. 다시 2대 산양삼에서 채종한 종자를 산에 다시 심어 수확하면 3대가 되는데, 이렇게 대를 거듭할수록 산양삼이 야생산삼과 유사해진다는 것이 박성배 대표의 설명이다. 대를 거친다는 것, 비료와 같은 인위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산에서 나고 자란 온전한 야생산삼이 되는 과정이다.

박성배 대표는 직접 2대와 3대째 자라고 있는 산양삼을 보여주며, “이 산에서 산삼과 유사한 산양삼이 나올 날이 머지않았다”고 자신하는 이유, 여기에 있다.

야생산삼을 향한 박성배 대표의 바람은 산림청이 생각하는 산양삼의 장래와도 맞아떨어진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의 엄유리 산림주무관은 “산양삼 재배 매뉴얼을 보급할 때 최대한 산삼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특히 산삼은 특별한 가공처리를 하지 않고도 흑삼과 홍삼 등과 유사한 양의 있는 진세노사이드 성분들을 갖고 있어 영양학적인 가치 뿐만 아니라 인삼 종주국으로서 고려인삼의 명분을 이어가기 위해서 산삼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배 대표는 산삼의 효능에 주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산삼에는 인삼과 홍삼에는 없는 희귀 진세노사이드(Rare Ginsenoside)가 있는데, 이는 야생에서 생존했을 때 그 함량이 증가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국립산림과학원의 ‘산양삼 기능분석’ 연구 결과 산양삼 추출물이 인삼 추출물보다 2배 이상의 진세노사이드를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양삼 추출물을 이용한 세포실험으로 산양삼의 면역증진 효과를 검증, 그 효과가 인삼보다 최대 2.4배 높았다는 연구와도 연관성이 높다. 이 연구에 빗대어 볼 때, 희귀 진세노사이드를 함유한 산삼이라면, 그 효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박성배 대표는 비선동산삼에서 채종한 산삼 종자를 보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3대를 거친 산양삼 씨앗을 나누겠다는 것으로, 지난해 연말 채종단지로 사용할 약 11ha(3만5000평)의 임야를 또 구입했다.

박성배 대표는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고유의 산삼을 맛보고, 그 효능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려면 비선동산삼에서 복원한 산삼이 대량 재배될 수 있어야 한다”며 “산양삼 종자를 채종하기까지의 과정은 힘이 들긴 하지만, 고품질의 산양삼을 임업인들이 재배하게 되면, 흔히 말하는 짝퉁 산양삼이 사라질 테고, 그러면 산양삼의 이미지도 제고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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