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준 상명대 교수

[한국농어민신문] 

좋은 자산을 쌓는 게 부자가 되는 길
내 농산물에 기꺼이 돈 낼 고객 만들고
농사지식 쌓는 공부도 게을리 말아야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마음의 부자가 아니라 돈이 많은 부자요. 그리고 학생들도 부자로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경영학을 왜 공부했고, 왜 가르치냐고 묻는 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다양하다. ‘대기업에 취업해야 한다’, ‘사업을 해야 한다’, ‘부동산을 사야한다’ 등이다.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도 유사했다. 가장 많은 응답 내용은 젊어서는 열심히 일해서 저축, 주식 등을 하고 이후 충분한 돈이 모이면 도시에 부동산을 사는 것이다. 정말 이러면 부자가 될까? 그러면 농촌에 계신 분들은 부자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재미있게도 이러한 지식을 알고 실천해도 부자가 된 경우는 많지 않다. 도대체 부자는 어떻게 될 수 있을까?

경영학에서 연구들을 보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좋은 자산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학의 기초 교과서에도 나오지만 사람들은 이 진리를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산’이란 무엇일까? 자산은 자신이 가지고 있으며 돈을 벌 수 있는 자원을 뜻한다. 흔히 ‘자산’하면 부동산 자산, 금융 자산 등을 떠올린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임대료 등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금융 자산도 이자, 주식가치 상승 등을 통해서 돈을 번다. 돈을 벌 수 있는 자원이라서 자산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정리하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자산을 쌓아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열심히 일한 결과로 좋은 자산을 만들어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는 어떤 자산을 만들어야 할 것인가이다. 한국인들은 많은 경우 월세를 받는 부동산이나, 배당을 받는 주식을 최고의 자산으로 생각한다.

만일 부동산이나 주식이 최고의 돈 벌이 자산이었으면 삼성전자는 부동산과 주식을 열심히 사 모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과연 돈 버는 데 최고의 전문가 들이 모여 있는 기업은 어떻게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었는지를 살펴보자.

미국에 상장된 시가총액 500위 기업들의 지난 40년간 자산 구조를 살펴보면 무형자산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도 지난 30년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무형자산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뜻은 무형자산이 부자가 되는데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대체 무형자산이란 무엇일까?

크게 보면 무형자산은 지식관련 자산과 고객관련 자산으로 나뉜다. 지식관련 자산은 농사에 대한 지식, 특허, 상표권(브랜드) 등을 말하며, 고객관련 자산은 나를 믿고 내 제품을 구매해 주는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 지이다.

복잡한 이야기였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결론은 간단하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지식 자산과 고객 자산을 동시에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 자산을 쌓기 위해서는 열심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럼 고객관련 자산은 어떻게 쌓는 것일까?

고객관련 자산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다른 농가보다 내가 비싸게 가격을 달라고 해도 비싼 가격을 지불할 소비자들을 많이 확보하는 능력이다. 이것이 가능할까? 우리는 이러한 모습을 흔히 보고 있다. 내가 산지 유통인들이나 혹은 도매시장에 파는 것보다 내 친구들이나 친척들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내 농산물을 사 줄 것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직거래를 하는 분들은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말 내가 잘 관리한 소비자이고, 나를 아껴주는 소비자라면 가격이 폭락해도, 폭락한 가격이 아닌 적정가격에 사주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산지 유통인 분들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폭락해도 나와 오랫동안 거래했고,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산지 유통인이라면 가격을 조금 더 쳐주고 가져갈 것이다. 고객 관련 자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아껴주는 소비자,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산지 유통인이나 농협 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인생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은 당장 1만~2만원 더 쳐주는 유통인이나 도매시장 경락가가 아니라, 나를 아껴주고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소비자와 산지유통인 혹은 농협 등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것인 것이다.

혹시 여러분도 부자가 되고 싶으신가? 그렇다면 올 한해 나는 가장 소중한 자산을 얼마나 쌓았는지 한 번 돌아보시면 어떨까 한다. 올 한 해 농사에 대한 지식은 얼마나 더 쌓았는지, 나를 진정으로 소중히 여겨주는 소비자, 혹은 유통인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지 말이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시면서 더 많은 농사에 대한 지식과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소비자, 유통인들을 확보해 부자의 길을 한 걸음 더 내딛으실 수 있는 계획을 세워보시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