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분야 탄소 저감이 추진되는 가운데 국립농업과학원이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자가 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분야 탄소 저감이 추진되는 가운데 국립농업과학원이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자가 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벼재배 12종·농경지토양 10종 등
국가 고유 배출계수 28종 개발
탄소 자발적 감축 측정 핵심기술
배출량 산정 정확도·신뢰도 높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농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다. 탄소 감축을 측정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준으로 2022년 누계 농업부문 온실가스 국가 고유 배출계수 28종을 개발했다. 이는 탄소중립 국가 자발적 감축(NDC)을 측정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농축산 온실가스 얼마나 줄여야 하나=정부가 지난 2020년 10월 28일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에 따라 농축산분야 또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한다. 물론 농축산의 온실가스가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기준 3.2%로 낮은 수준이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에너지와 산업공정 등의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했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1990년 2억4030만톤(CO2eq)에서 2020년 5억6990만톤(CO2 eq)으로, 산업공정 부문 또한 같은 기간 2040만톤(COeq)에서 4850만톤(COeq)으로 각각 2.37배 늘었다. 이와 달리 농축산 온실가스는 매년 2100~2200만톤(COeq)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온실가스 단위인 ‘CO2 eq’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별 지구온난화지수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수치다. 

그렇다고 농축산 온실가스 배출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에 2050년 탄소중립을 약속함에 따라 농축산분야라고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8년 농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인 2220만톤(CO2 eq)을 기준으로 2030년에 26.6% 감축한 1630만톤, 2050년에 30.6% 감축한 1540만톤으로 각각 낮추는 목표가 설정됐다.

농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원은 크게 농작물 재배와 축산으로 구분된다. 농작물 재배의 경우 벼재배가 가장 많고, 농경지토양과 작물잔사 소각 등으로 배출된다. 축산의 경우 소 등 가축의 장내발효와 분뇨처리 등에서 나온다. 이를 2020년 당시 산출기준을 적용한 농축산 부문의 세부 온실가스 배출원별 비율은 벼 재배 27.1%, 농경지 토양 26.6%, 가축분뇨처리 23.7%, 가축 장내 발효 22.5%, 작물잔사소각 0.1% 등으로 추산된다.      

농축산의 온실가스 배출이 국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지만, 문제는 온실가스 종류에 있다. 온실가스 효과가 이산화탄소(CO2)의 28배인 메탄(CH4)과 무려 265배인 아산화질소(N2O)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정현철 연구관은 “벼재배와 축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인 메탄과 아산화질소 감축으로 기대되는 탄소 저감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분야 탄소 저감이 추진되는 가운데 국립농업과학원이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자가 과수원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분야 탄소 저감이 추진되는 가운데 국립농업과학원이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자가 과수원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있다. 


국가 고유 배출계수 개발 성과=이처럼 온실가스를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근거로 감축했는지 측정과 평가가 필요하다. 이 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국가 고유 배출계수다. 이에 국립농업과학원은 2022년 기준 농업부문 온실가스 국가 고유 배출계수 28종을 개발했다. 벼 재배 12종, 농경지토양 10종, 석회 시용 2종, 요소 시용 4종 등이다. 

벼 재배는 △기본 배출계수(상시 담수 유기물 무시용) △재배 중 물관리 보정계수(중간 물떼기) △유기물 보정계수(볏짚 시용 수준별 배출계수, 녹비 시용 수준별 배출계수) △볏짚 사용 시기별 보정계수(봄, 가을 시용 및 경운 3종) △규산질비료 시용에 따른 보정계수(4종) 등이 개발됐다. 

농경지토양은 △직접 배출계수(질소 투입-밭-화학비료, 질소 투입-논-화학비료, 우분·돈분·계분 퇴비) △간접 배출계수(대기 휘산, 수계 유출) 등이 있다. 또한 석회 시용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계수(하절기 밭토양 석회석·백운석), 요소 시용도 이산화탄소 배출계수(논 토양 통합계수, 하절기·동절기 밭토양 요소 시용, 밭토양 요소시용 통합계수) 등이 마련됐다.

정현철 연구관은 “현재 개발된 배출계수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조건으로 개발했다”며 “검증과 인증 과정을 거쳐 농업분야 국가 고유 배출계수로 등록 및 배출량 산정 시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계수를 활용해 경종에선 논물관리(중간 물떼기), 질소비료 감축, 바이오차 농지 공급 등이 시도되고 있다. 또한 축산은 저메탄사료, 가축분뇨 에너지화, 생산성 향상, 농경지 분뇨 투입 등이 추진된다. 

정현철 연구관은 “농업분야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법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였다”며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 자발적 감축에 다각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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