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15일 기준 4만9820원
열흘 전보다 1% 하락 

지난달 5일 대비 8.4% 뚝
큰 낙폭에 우려 확산
정부 추가대책 마련 여론 

정부가 산지 쌀값의 낙폭을 줄이기 위한 대책 발표로 시장의 불안감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산지 쌀값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현장에선 쌀값 하락폭을 줄이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통계청의 11월 15일 산지 쌀값은 20kg 정곡 기준 4만9820원으로 전회 대비 526원인 1.0%가 하락하면서 5만원이 무너졌다. 이로써 11월 15일 산지 쌀값은 10월 5일 5만4388원에 비해 약 8.4%가 하락했다. 현재 시점이 산지 쌀값 하락 또는 정체기로 볼 수 있지만 낙폭이 크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최근 5년 간 같은 시기를 봐도 올해처럼 산지 쌀값이 하락한 경우는 2021년이 유일했지만, 올해의 경우엔 낙폭이 더 큰 것이 문제다.

다만 아직까지는 평균 쌀값이 20만원(80kg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올해 총 5차례의 산지 쌀값 평균은 20만6466원이다. 앞으로 남은 총 4번의 조사에서 쌀값이 전회 대비 1%씩 하락한다고 가정할 때, 올해 수확기 쌀값 평균은 20만원을 겨우 넘기는 20만1000원대가 될 전망이다. 만약 하락폭이 더 커진다면 수확기 평균 쌀값은 20만원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문제는 현재 쌀 시장이 정부의 바람과 달리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황근 장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정부를 믿고 홍수출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현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가장 큰 이유로는 통계청의 2023년 쌀 생산량이 예상과 달리 더 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9만5000톤 초과’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으면서, 가뜩이나 불안했던 시장심리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A 농협 통합RPC(미곡종합처리장) 대표는 “당장은 (시장)격리가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인 데다가, 초과물량 9만5000톤이 어떻게든 시장에 남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며 “어차피 공급이 과잉되면 소비자가 우위인 시장이 된다. 그렇다보니 쌀을 판매하는 입장에선 쌀을 소비하는 유통업체에 (낮은 가격으로) 맞춰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 농협 통합RPC 대표는 “올해 쌀 수급이 안정적이지 공급이 모자라는 상황은 아니다.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쌀은 조금이라도 남으면 가격이 떨어졌지 올라가진 않았다”고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이러한 현장 상황을 반영하듯 여당에서도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주문하고 나서 정부의 이른 추가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 20일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의동 정책위원회 의장은 “정부가 이달 초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며 “우리 당은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특단의 대책을 시행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 다행히 올해 쌀 과잉 물량이 예년보다 적으니 정부 대책이 신속히 이뤄진다면 쌀값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반응도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금과 같은 산지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선 과잉물량을 어떻게든 시장에서 빼 내야 한다는 것. 결국 시장격리를 조속히 시행하거나 그러한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는 얘기다.

C 농협 통합RPC 대표는 “수확기 전에 올해 신곡을 당겨서 매입했다고 해도 9만5000톤이 남는다는 불안감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 물량에 대한 어떤 시그널(신호)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고, B 농협 통합RPC 대표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을 추가 대책 발표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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