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중만생종까지 정식 마무리
평년단수 적용 135톤 생산 추정
올대비 11% 늘어 가격하락 우려

양파생산자협회 수급조절 나서
자체 재배면적 조사·농가 계도
제주 재배상황도 예의주시


정식작업 마무리에 들어간 2024년산 양파 재배면적이 올해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공급과잉을 우려한 생산자단체가 농가 계도 등 사전 수급조절에 나서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양파 수급 전망 및 동향에 따르면 이번 달 평균 양파 도매가격은 저장업체의 재고량 증가와 수입산 양파 출하의 영향으로 상품 기준 kg당 125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1264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년(968원)보다 높고 전년(1445원)에 비해서는 낮은 가격이다. 이런 가격 흐름은 12월에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 2024년산 양파 수확기 이후에는 가격이 크게 내려갈 가능성이 제기돼 사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농경연에서 2024년산 양파 재배 의향면적을 조사한 결과 1만8721ha로, 전년(1만7986ha) 대비 4.1%, 평년(1만8207ha)과 비교해서는 2.8%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총 양파 재배의향 면적 1만8721ha 가운데 조생종은 2023년산보다 1.3% 늘어난 2994ha, 중만생종은 4.6% 증가한 1만5727ha로, 이는 2023년산 양파 수확기였던 지난 4~7월 가격 상승과 대체재인 마늘 및 배추 등의 수익성 하락이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경연에선 2024년산 양파 정식작업의 경우 조생종은 10월 말 완료했고, 10월 말부터 정식을 시작한 중만생종 양파는 이번 달 상순경 대부분 정식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서 수확하는 2024년 양파 생산량은 평년 단수를 적용했을 때 135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3년산보다 11%, 평년과는 2.8% 증가한 물량인 만큼 공급과잉으로 인한 큰 폭의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그 근거는 2021년이다. 2024년산 재배의향 면적과 유사했던 2021년(1만8532ha)에 137만 톤의 양파가 생산되면서 가격이 kg당 800원 이하로 하락한 사례가 있다는 게 농경연 측의 설명이다.

이에 생산자단체도 공급과잉에 사전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재배면적 조사에 나서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농경연 관측과는 다르게 실제 현장 재배면적 조사에서는 대부분 2023년산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현 상태에서 재배면적을 늘리지 않도록 농가를 대상으로 계도하고 있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농경연과 마찬가지로 생산자단체에서도 10월까지는 재배면적 증가로 인해 내년 양파 공급과잉을 예상했으나 이달 초 진행한 자체조사 결과, 중만생종 양파 육묘에 실패한 주산지가 많아 실제 재배면적은 경남지역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023년산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육묘 생육 부진에다 정식기에 내린 비로 작업도 지연돼 13일 기준, 정식 진행률은 80~90%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2월까지 정식을 이어가는 농가도 있어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강선희 위원장은 “날이 춥지 않으면 전남지역은 12월에도 양파를 심는다”며 “현장에 양파 모종을 더 이상 판매하지도, 심지도 말라고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생산자단체에선 이보다 조생종 양파 주산지인 제주도를 변수로 보고 있다. 농경연에선 조생종 양파 정식작업을 10월 말 완료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실제로는 제주도의 조생종 양파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 양파생산자협회에선 올해 대비 제주도 조생종 양파 재배면적이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선희 위원장은 “제주도는 양파 모종 농사도 잘돼 조생종 양파 정식면적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제주도 실사를 통해 생산량이 과도할 것으로 판단되면 수확기 전 일부를 폐기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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