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농업 부문 영향’ 보고서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이-팔 전쟁 악화 땐 가격 ‘요동’
농가 경영비 악영향 우려
삭감된 ‘비료 가격 지원’ 복원

목재펠릿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
수입 에너지 사용 절감 요구도

불안정한 국제 유가에 대비해 농가 경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비료가격 안정지원 사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기적으론 목재펠릿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유류 의존도를 낮출 것도 주문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은 지난 11월 14일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 한국 농업 부문에는 어떤 영향이?’란 제목의 이슈플러스 보고서를 발간했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전쟁 발발 직후 주변 아랍국가로의 확전 우려까지 겹치면서, 전쟁이 시작된 10월 6일 배럴당 84.1달러(브렌트유)였던 국제 유가가 10월 20일경 90달러를 넘어섰다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11월 8일 기준 국제 유가는 83.7달러.

그러나 전쟁이 악화될 경우 또다시 국제 유가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농경연은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 이-팔 전쟁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2023년 4분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2023년 평균 84달러로 전망되고, 2024년과 2025년엔 보고서는 올해 4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이-팔 전쟁 양상이 격화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 우려가 커 대비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세계은행은 전쟁 상황에 따라 최대 157달러까지 국제 유가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제 유가는 농가 경영비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농경연이 이슈플러스 보고서를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국제 유가가 비료는 물론 영농광열비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무기질 비료의 원자재 전량을 수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 무기질비료 가격은 국제 유가와 비례하는 국제 원자재 가격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제 유가 상승은 농가 경영비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보고서는 지난해 도입했던 ‘비료가격 안정지원 사업’을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비료가격 안정지원 사업’은 비료가격 상승에 따라 무기질비료 구입비의 일부(가격상승분의 80%)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해 시행, 농가경영비 완화에 도움이 컸던 제도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엔 전액 삭감된 상태로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보고서는 “투입재 가격이 인상될 때 정부지원이 없으면 농업소득 감소율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정부정책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2022년 도입한 비료가격 안정지원 사업 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접근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보고서는 농가는 생육조건 유지를 위해 기름값이 올라도 단기간에 유류 사용량을 줄이지 않는 특성을 제시, 장기적으로 수입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가축분뇨나 목재펠릿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일 방안도 계속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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