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흰불나방 등 확산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올해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산림 병해충 활동 기간이 늘고 있다. 국내에 정착한 병해충인 미국흰불나방뿐만 아니라 아열대성 외래 병해충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들 병해충의 활동성이 약화된 만큼 월동기 적기 방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미국흰불나방은 수목의 잎을 섭식하며 가해하는 해충으로 도시 주변의 가로수와 조경수, 정원수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1년에 보통 2~3회(2~3화기) 성충으로 우화하며, 1화기보다 2화기 애벌레(유충)에 의한 피해가 더 크다. 문제는 올해 9월 전국 평균온도가 평년보다 2.1% 높은 22.6%를 기록하면서 3화기 성충이 발생하게 된 것.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기상자료를 토대로 실제 서울 성동구 청계천에서 3화기 애벌레가 확인됐고, 이에 따라 미국흰불나방 피해가 예년의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미국흰불나방은 주로 여름철에 애벌레가 활엽수 잎을 갉아먹지만, 고온다습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미국흰불나방 피해가 여름철이 지나서도 나타난 상황. 미국흰불나방 애벌레는 피부병도 유발,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 방제가 시급하다.

미국흰불나방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나무껍질 틈이나 낙엽 아래 등에 고치를 짓고 그 속에서 번데기 형태로 월동하다 4월 이후 애벌레로 깨어나 나뭇잎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그나마 최근 기온이 떨어진 점은 다행. 그래서 산림청은 올해 월동기가 내년 흰불나방 피해 저감을 위한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월동기 적기 방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미국흰불나방 뿐 아니라 외래 병해충도 우려스럽다. 올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산림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10월 16일)에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은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외래 병해충 침입이 잦아지고 있다”면서‘누릅나무 시들음병’과 ‘노랑알락하늘소(가칭)’를 예로 들었다. 누릅나무 시들음병은 전 세계적으로 피해를 유발시키고 있는 수목병으로, 병징은 가지가 마르면서 피해가 심한 경우 고사된다. 그러나 2021년 국내에 느릅나무 시들음병이 유입됐지만, 2년이 지나도록 방제 약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노랑알락하늘소는 날씨가 따뜻한 인도 등에서 서식하는 아열대 외래해충으로, 2019년에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됐고, 조사 결과 발견지로부터 2.5㎞까지 확산, 정착 번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무를 고사시키는 노랑알락하늘소의 현재 방제 방식은 포획 외엔 없다.

안호영 의원은 “외래 병행충의 예찰조사를 강화하고, 적기 방제를 추진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제대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노랑알락하늘소와 같은 외래해충의 국내 정착과 확산 가능성이 증가하고, 미국흰불나방 등 기존 국내 정착 병해충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흰불나방의 경우 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지면 활동력이 약화된데다 먹이인 나뭇잎도 줄어들기 때문에 대부분 사라져 최근 상황은 다행스럽다”고 전언, 지자체와 소속기관은 예찰을 통한 피해 발생상황을 공유하고, 피해지 현장 여건에 맞는 적기 방제를 할 것을 당부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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