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쌀값 낙폭 축소 추가 대책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12월부터 인수, 시중에 공급 않고 
정부양곡 40만톤 ‘사료용 판매’도
현장은 조곡거래 활발 등 기대감

정부가 수확기 산지 쌀값 낙폭을 줄이기 위해 공공비축 산물벼를 전량 인수하기로 하는 등의 추가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으로 현장에선 조곡거래가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통계청의 11월 5일 산지 쌀값은 20kg 정곡 기준 5만346원을 기록했다. 전회인 5만1142원에 비해 1.6%인 796원이 하락했다. 통상 이 시기엔 쌀값이 하락하는 양상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낙폭이 크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수확기 산지 쌀값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련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엔 정부 매입 쌀의 공매 미실시, 공공비축미 산물벼 전량 인수 등이 포함됐다. 정부 공공비축 산물벼는 총 12만톤으로, 농식품부는 12월부터 전량 인수해 시중에 공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양곡 40만톤을 내년에 사료용으로 판매해 재고부담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지난 1일 RPC(미곡종합처리장) 간의 조곡거래 허용 이후 일주일 만에 추가 대책을 발표한 배경에는 여전히 시장의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 역시 지난 8일 열린 농업·농촌의 길 분과토론에서 “현장을 다녀 보니 정부가 보는 수급상황과 시장의 수급상황에 괴리가 있었다”며 “시장에서 심리적으로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신호를 주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봐서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정부 입장에서는 2023년산 쌀 수급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농협의 벼 재고부담이 늘고 있고 쌀값 하락을 예상한 민간이 벼 매입을 주저하는 등의 시장에서의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판단해 추가대책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대책을 두고 현장의 반응은 조곡거래가 지금보단 활발해 지고, 쌀값의 낙폭을 줄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경 정남진농협쌀조공법인 대표는 “정부가 산물벼를 인수하면 민간에서는 벼 매입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그러면 작년보다 벼 수매가 더 늘어난 농협RPC 입장에서는 재고를 줄일 수 있어 수급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승석 당진해나루쌀조공법인 대표도 “꽁꽁 얼어붙은 심리가 조금은 녹을 것 같다. (정부 발표로) 살얼음 정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조곡거래가 잘 안 됐는데 조금씩 재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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