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농산물 값 급등 시 제 역할 못해
수급조절매뉴얼 이행 등 주문


감사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대상으로 정기감사를 진행한 결과, 정부비축사업 등에 대한 부당사항을 확인했다며 농산물 폐기량 저감과 수급조절매뉴얼 이행, 적정 보관 기간이 짧은 농산물의 산지 방출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감사원은 최근 발행한 aT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aT가 가격안정을 위해 정부비축사업을 비롯한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나, 농산물 가격급등 시 제 역할을 못 하는 등 국회·언론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기관운영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번 정기감사에서 2020년부터 2023년 4월까지 수행한 주요 사업을 대상으로 감사를 시행했다. 특히 고유업무 분야에서 정부비축사업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수매비축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수매비축사업 대상은 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 등 11개 품목으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은 aT가 정부비축사업 대상 농산물을 수매·비축한 후 시장에 방출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수매비축사업에 대해 기상여건 등 농업관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예측 생산량을 전부 수매비축 해 과다한 폐기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농식품부와 aT가 농산물 수확 전 농업관측 예측 생산량 등을 근거로 수매비축량을 결정해 사업시행지침과 사업집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농산물을 수확한 후 작황 모니터링 결과 수확량이 예측 생산량보다 증가해 가격이 안정된 경우에도 당초 수립한 사업시행지침 및 계획대로 수매를 진행해 비축농산물의 폐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보고서에 비축 방식에 대한 개선도 명시했다. 적정 보관기관이 짧아 비축과정에서 품질 저하가 심한 농산물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비축사업을 추진해 과다한 폐기가 발생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감사원은 아울러 aT가 정부비축사업을 추진하면서 가격변동 민감품목인 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 등 5대 품목에 대한 수급문제를 조기에 안정화하기 위해 위기단계별 조치사항을 정한 수급조절매뉴얼의 대응기준과 다르게 수매·수입·방출을 결정했다며 올바른 이행을 촉구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감사내용을 토대로 농업관측에 기반을 둔 예측 생산량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필요 수매량 중 일부는 농산물 수확을 시작한 후 작황 모니터링 결과를 감안해 수급조절이 필요할 때 수매 여부를 결정하는 등 비축농산물 폐기량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농식품부와 aT에 통보했다.

이어 배추 등 5대 품목 가격이 위기경보단계까지 상승하는 경우 농산물 수급조절매뉴얼대로 비축농산물을 시장에 방출하거나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수입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적정 보관 기간이 짧아 비축창고에 저장하면 빠른 품질 저하로 방출 시 상품 가치 하락이나 폐기 우려가 있는 배추와 무는 가격 상승기에 창고에 비축하지 말고, 바로 산지에서 시장으로 방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와 함께 감자도 비축사업 시 체계적인 수급관리를 할 수 있도록 수급조절매뉴얼을 작성·운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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