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28일 우한서 ‘국제농업기계전시회’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2023 중국국제농업기계전시회(2023 CIAME)'가 코로나 이후 4년만에 우한에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스마트 농업, 지능형 농업기계’를 주제로 개최됐다. 30개국의 2200여 업체가 참여했으며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의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2023 중국국제농업기계전시회(2023 CIAME)'가 코로나 이후 4년만에 우한에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스마트 농업, 지능형 농업기계’를 주제로 개최됐다. 30개국의 2200여 업체가 참여했으며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의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세계 30개국 2200여 업체 출품
주최 추산 방문객 15만명 달해 
국내 기업 16곳도 한국관 꾸려


농업분야 아시아 최대 규모를 표방하는 중국의 ‘2023 국제농업기계전시회(CIAME)’가 지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렸다. 지난 2019년 칭따오에서 개최된 이후 4년만이다.

CIAME는 중국농업기계유통협회(CAMDA)와 중국농업기계화협회(CAMA), 중국농기계제조협회(CAAMM)가 공동 후원하고 있으며 코로나 이전엔 매년 칭따오와 우한 등에서 열려왔다. 이번 개최지로 선정된 우한은 2018년에도 CIAME를 진행한 바 있다. 

2023 CIAME는 ‘스마트 농업, 지능형 농업기계’라는 주제 아래 22ha 규모로 진행됐다. 30개국의 2200여 업체가 A1~A6관과 B1~B6 등에서 스마트‧지능형 농기계, 수도작과 관개기계 등을 선보이며 주최 측 추산 15만여 명에 달하는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중 외국 기업은 160여 사가 참여했으며 국내 기업은 △두루기계통상 △이화산업사 △우성연합(주) △긴트(GINT) △나이스위드 △안성공업 △호산비전 등 16개사가 A4관에서 한국관을 꾸렸다. 
 

A1관에 마련된 중국 AI FORCE사의 무인(좌측), 자율(우측) 농기계. 
A1관에 마련된 중국 AI FORCE사의 무인(좌측), 자율(우측) 농기계. 

측조시비기 등을 판매하는 호산비전의 박범호 대표는 “일 년에 2000대 가량 이앙기를 생산하던 중국 업체들이 밭작물 수확기 등을 적극 홍보하는 등 쌀 중심이었던 농기계 산업이 밭작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AI Force사도 인상 깊었는데, 무인 및 자율주행 트랙터 두 대를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하는 등 중국 농기계 산업의 역동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CIAME를 주최한 CAMDA는 행사 기간 중 ‘국제농업기계무역정상회의’를 개최, 중국 농기계 수출 촉진에도 나섰다. CAMDA는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중국인도농업기계포럼, 세계농업기계정상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무역회의는 ‘국제협력을 위한 일대일로 포럼’을 주제로 열렸다. 이 회의에 20여 개국 관계자들과 바이어들이 참석했으며 자국 내 농업 기계 정책 및 시장 수요 등 다양한 정보를 교류했다. CAMDA 대표는 ‘일대일로’ 국가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계획을 전했다. 
 

2023 CIAME 기간동안 '국제농업기계무역정상회의'가 부대행사로 열렸으며 20여 개국 관계자들과 바이어들이 참석해 자국의 농업 기계 정책과 시장 수요 등을 공유했다.
2023 CIAME 기간동안 '국제농업기계무역정상회의'가 부대행사로 열렸으며 20여 개국 관계자들과 바이어들이 참석해 자국의 농업 기계 정책과 시장 수요 등을 공유했다.


환지안후와(范建華) CAMDA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올해 8월 기준 전체 농기계 수출이 소폭 감소하는 상황에서 ‘일대일로’ 지역에 대한 수출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13억79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출비중은 41.45%로 전년 동기 대비 4.93% 증가했다”면서 “중국 농기계 수출 활성화를 위해 한국과 터키, 스페인, 영국, 러시아 등의 농기계협회와 협력해 내년 이들 국가에서 열리는 농기계 전시회에 중국관을 설치하고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중 기업, 청주에 공장설립 투자협약식도 진행

우성연합(주)과 케니(Kenny)사는 충북 청주에 농기계 레이저 절단기 생산, 판매시설을 꾸리는 것을 골자로 30억여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인진바오(殷金保) 케니사 대표(좌측)와 김경준 우성연합(주) 대표.
우성연합(주)과 케니(Kenny)사는 충북 청주에 농기계 레이저 절단기 생산, 판매시설을 꾸리는 것을 골자로 30억여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인진바오(殷金保) 케니사 대표(좌측)와 김경준 우성연합(주) 대표.

이번 CIAME 한국관의 마지막 일정으로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의 투자협력식도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우성연합(주)과 중국의 케니(Kenny Laser Technology CO.,LTD)사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2년 동안 30억여 원을 들여 충북 청주 지역에 8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고 농기계 부품과 레이저 절단기를 생산해 국내외로 판매할 계획이다. 우성연합(주)은 공장 설계를 맡고 케니사는 설비 및 재원을 담당한다. 

2013년에 설립된 케니는 레이저 절단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브라질과 이집트, 말레이시아, 러시아, 이란 등으로 해당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다. 케니사는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약 55억원, 7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번 투자협약으로 한국 청주의 생산기지가 준공되는 2025년에 한국 공장에서만 18억여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경준 우성연합(주) 대표는 “이번 투자협약으로 국내 일자리 창출과 농기계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레이저 절단기와 부품으로 업체들이 품질 좋은 농기계를 만드는 데 조력하겠다”고 말했다. 
 


☑ 참가 업체가 본 CIAME, 한‧중 농기계

이석진 이화산업사 대표
“소형 농기계 기능 부분 우리와의 격차가 있어”

“우리는 정미기를 비롯한 소형 기계들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의 소형 기계 업체가 많이 늘은 게 확실히 눈에 띄었고, 쌀 도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 다양하게 많이 나온 걸 볼 수 있었다. 외관은 이른바 ‘중국 티’가 아직 나는데, 성능은 많이 발전됐다. 아주 큰 대형 농기계는 중국이 우리보다 앞서 있을지 모르지만 소형 농기계는 기능 부분에서 우리가 빼어나다. 국산 정미기는 돌을 선별해 주는 기능이 있지만, 중국 제품은 각각 사야하는 애로가 여전한 것 같다.”
 

우샹지(吳相吉) 계전농기 대표
“한국 현지가의 약 두 배…중국 수출 가격이 문제”

“현재 한국의 20개 업체 제품을 중개하고 있다. 판매에 있어 제일 문제는 가격이다. 중국 수출을 위해선 운임과 관세, 정치세를 내야 하다 보니 한국 현지가보다 약 두 배 정도 더 비싸다. 선호도나 기술 격차는 농기계 별로 다르다. 일례로 이앙기는 품질이 비슷해 한국산이 크게 이점이 없다. 반면 한국산 트랙터는 핸들 조작이 반자동이라 편해서 좋아한다. 콤바인 같은 경우 한국산은 반투입이지만, 중국산은 전투입이라서 볏짚이 안 나온다. 이런 건 기술 격차라기보다 생활문화적 차이다. 이런 부분을 잘 감안해 제품을 개발하고 수출해야 한다. 한국의 농기계 업체들이 일본과 미국 기업처럼 중국 시장 점유를 늘리지 못 하는 이유가 문화적 부분에 취약해서 그런 것 같다고 보고 있다.”
 

김재동 두루기계통상 대표
“가격경쟁력은 떨어져도 한국산 품질 인정 여전” 

“판매 전략이나 현황 등을 보기 위해 중국에 전시회가 열릴 때마다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3년 만에 찾았는데, 그간 중국 기술도 발전한 것 같다. 그렇지만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품질은 여전히 인정받고 있다. 논농사 외에 밭작물, 과수작목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면서 이번 전시에 출품한 땅속 작물 수확기, 덩굴 파쇄기, 운반차, 고소 작업차, 퇴비살포기 등에 제품 문의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환지안후와 중국농업기계유통협회(CAMDA) 대표
“밀·쌀·옥수수는 기계화 완료…다른 작물 공략 해볼만”

환지안후와 중국농업기계유통협회(CAMDA) 대표는 농업 강국을 위해선 농기계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CIAME 행사를 지속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환지안후와 중국농업기계유통협회(CAMDA) 대표는 농업 강국을 위해선 농기계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CIAME 행사를 지속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농업 강국이 되기 위해선 농기계 발전이 중요합니다. 농업기계화 없이는 농업현대화가 있을 수 없고, 농업현대화 없이는 농업 강국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시회 마지막 날인 10월 28일 환지안후와(范建華) CAMDA 대표는 “중국은 농기계를 종자산업, 농경지와 함께 식량안보를 보장하는 3대 버팀목으로 삼고 농업 강국화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국의 지원 등으로 중국 내 농업기계 연간 생산액은 약 2000억 위안(약 36조 6180억원)에 달하고, 이중 중국 내 소비 규모만 약 1000억 위안(약 18조3090억원)”이라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농기계 생산거점이자 부품 생산소로서 제품의 가성비가 좋고 다양한 국가의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산업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시장진입을 원하는 한국 농기계 업체에 대해서는 중국 내 주요 작물이 아닌 다른 작물과 관련한 농기계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을 권했다. 그는 “밀과 쌀, 옥수수는 기계화가 완료됐지만 다른 작물의 기계화율은 아직 낮고 구릉지와 산지의 기계화 또한 마찬가지라서 중국 정부는 여기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 두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시장을 진입하는 게 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 모든 지역에서 농기계를 중요시하고, 농기계 산업단지 조성 등의 계획을 소개한 만큼 지역별 우대정책을 세부적으로 조사하고 현지 업체와 협력해 현지화 생산을 도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넓다보니 여러 지역별 맞춤형 농기계 개발, 식재 규모, 환경 조건, 경제 수준 등에 적합한 제품을 내세울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농기계 발전을 위한 CIAME 역할도 되짚었다. 환지안후와 대표는 “CIAME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종합농기계 전시 플랫폼으로, 농업 강국 건설을 추진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교류의 장으로서 중국의 농업기계화와 현대화 발전에 더욱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강화하고 더욱 국제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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