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지난 20일. 국내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럼피스킨병이 발병하면서 소 사육농가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발병이 확인된 지 일주일 만에 27일 오전 8시 현재 발생건수도 47건으로 늘어나면서 이미 질병이 전방위적으로 퍼져 있는 게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 방역당국과 수의전문가들이 럼피스킨병의 국내 유입을 우려하면서 사전에 대응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해 보인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럼피스킨병이 유럽과 중동을 넘어 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 수의전문가들이 럼피스킨병이 국내로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또 관련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해 왔다는 점과 이를 반영해 정부방역당국이 발생하지도 않은 질병을 대상으로 방역대책을 미리 마련해 놨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사전에 럼피스킨병 긴급대응지침(SOP)을 마련하고, 정부차원에서 질병이 발생하기도 전에 예산을 들여 발생 시 긴급하게 접종할 백신 54만마리분을 미리 확보해 놓은 점은 이번 럼피스킨병 대처에서 ‘신의 한수’라고 평가받아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여기에 더해 지난 24일까지만 해도 ‘11월 중으로 170만마리분의 백신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농식품부가 발 빠르게 움직여 국내에서 사육 중인 전체 소를 대상으로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인 400만두분의 백신을 이달 31일까지 들여오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백신이 들어오는 대로 순차적으로 접종을 진행하면 11월 초 국내 전체 소를 대상으로 백신접종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체형성기간이 3주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11월 말에는 안정세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럼피스킨병 확진사례는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를 우려하는 보도도 많아 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00년대 수차례 구제역이 창궐했을 때를 돌이켜 보면 우리 방역당국의 대처능력은 크게 향상됐다. 특히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병에 대해서는 더욱 그래 보인다. 

앞으로 밝혀내야 할 사안도 많다. 국내에 없던 럼피스킨병이 어떻게 유입됐는지, 그리고 또 어떤 경로로 전파됐는지를 밝혀내는 일이 남았다. 모쪼록 방역당국과 농가, 축협, 수의전문가 모두 똘똘 뭉쳐 럼피스킨병이라는 산을 신속히 넘고, 매년 반복되지 않도록 중지를 모아야겠다. 

이진우 축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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