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과원 ‘키트’ 개발…우수종돈 선발 수월해질 듯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생축단계에서 돼지고기 육질 확인이 가능해져, 우수한 종돈 선발이 한층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11일 갓 태어난 돼지 육질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 농가에 사용할 수 있는 진단도구(키트)를 제품화했다고 밝혔다. 

축과원에 따르면 그동안 돼지고기 육질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돼지를 도축한 뒤 절단한 고기 단면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생축 단계에서도 육질 구분이 가능해지면 육질 좋은 종돈(씨돼지)을 선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돼지 육질 조기 진단키트 유전자형 판독.

유전자 진단 도구는 채취한 사료에서 추출한 DNA에 증류수만을 첨가한 뒤 유전자 증폭을 통해 3시간 이내 육질 유전자형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기존 종합효소 연쇄반응과 제한효소를 이용했을 때 2~3일 걸리던 진단 시일을 크게 단축했다. 

축과원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보관, 운반이 쉽도록 시약을 혼합물 형태로 개발했으며, 국내 바이오 업체에서 제품으로 만들어 10일부터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다. 

축과원이 이 기술을 흑돼지 ‘난축맛돈’에 적용해 우수한 육질을 가진 유전자를 고정한 결과, 등심 내 근내지방 함량이 평균 10% 이상 향상되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일반 돼지고기 등심 내 근내지방 함량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 고기 색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소고기와 일반 돼지고기의 중간 범위 정도 붉은색’을 띄는 고기를 선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형 축과원 난지축산연구소장은 “육질 개량을 원하는 양돈농가에서 이 진단 도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육질 개선을 꾀한다면 국내 흑돼지 산업뿐만 아니라 수입고기와 경쟁하는 국내 양돈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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