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송해창 기자] 

최근 농업계 최대 화두는 쌀값이다. 각종 매스컴에서 연일 관련 보도가 쏟아진다. 관련 기관도 덩달아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올해 쌀값으로는 80kg 정곡 기준 22만원 내외가 언급되고 있다. 전년 대비 2만원~3만원가량 상승해 농업계에서도 반가운 기색이 나온다.

쌀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는 산지 벼 부족이 꼽힌다. 통계청은 10월 6일 ‘2023년 쌀 예상생산량조사 결과’를 통해 올해 쌀 생산량을 368만4000톤으로 추정했다. 전년 376만4000톤 대비 8만톤 감소한 생산량이다. 이는 최근 10년 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정부는 생산량 하락을 반기는 모양새다. 그동안 정부는 쌀 적정생산대책을 통해 생산량 감소를 도모해 왔다. 소비량을 훨씬 뛰어넘는 생산량에 다양한 문제가 야기됐던 탓이다. 오래전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부터 최근 전략작물직불제까지 생산량 감소 방법도 다양했다. 올해 쌀 생산량 감소는 정부의 정책이 주효한 결과이기도 하다.

농업계도 반색하고 정부 정책도 주효했으나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주식인 쌀이 천덕꾸러기 처지가 된 것 같아 안타깝기까지 하다.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10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56.7kg으로 전년 대비 0.4% 줄었다. 2013년과 비교하면 약 16% 감소했다. 반면 동 기간 국민 1인당 밀 소비량은 뚜렷히 증가했다. 한국제분협회에 따르면 2013년 31.7kg로 조사된 밀 소비량은 2022년 36kg로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가 쌀만 먹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쌀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흔히 언급되는 곡물 자급률이 이를 방증한다. 2021년 기준 곡물 자급률은 쌀 84.6%, 밀 1.1%다. ‘주식=쌀’ 공식이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이유다.

정부는 쌀 소비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쌀 가공식품 다양화, 가루쌀 제품개발 등 현대인 입맛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쌀 소비를 향한 국민적 관심은 정부 기대와 차이가 크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식사 여부로 안부를 물어 왔다. 우리의 힘도 밥심으로 표현해 왔다. 이 같은 관습이 오랜 기간 유지되길 희망한다.

송해창 기자 songh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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