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여주지역 농민들이 여주통합RPC의 추곡수매가 인하 결정에 반발, 지난 5일 세종대왕농협 광장에서 ‘여주쌀 명성 회복 및 벼 수매가 정상결정’을 촉구하는 농민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여주지역 농민들이 여주통합RPC의 추곡수매가 인하 결정에 반발, 지난 5일 세종대왕농협 광장에서 ‘여주쌀 명성 회복 및 벼 수매가 정상결정’을 촉구하는 농민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여주통합RPC, 운영위 합의 깨고
추청 7만7000원, 진상 8만5000원
작년보다 5000원이나 인하 결정
“농민들 우롱, 무시 처사” 비판

이천농협은 작년 가격으로 동결

전국 벼 수매가의 바로미터인 경기 여주·이천지역의 농협 벼 수매가가 각각 하락하고 동결돼 농가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통합RPC·대표 윤주병)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추청벼 7만2000원(40kg)과 진상벼 8만2000원으로 결정한 후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0월3일 긴급 임시회를 다시 열어 추청 7만7000원과 진상 8만5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진상벼 9만원에 비해 5000원이 하락한 가격이며, 지난 8월29일 농업인단체가 포함된 운영위원회 합의 가격인 추청벼 8만2000원, 진상벼 9만2000원을 뒤집은 결정으로, 농민을 우롱하고 무시한 처사라며 비난받고 있다.

이에 여주시농업인단체협의회와 세종대왕면농업인단체협의회, 수도작 농가 등 200여명은 지난 10월5일 세종대왕농협 광장에서 ‘여주쌀 명성회복 및 벼 수매가 정상결정 세종대왕면 농민 결의대회’를 열고 “농약·비료·기름값 등 물가는 폭등하는데 수매가 폭락이 왠말이냐”며 농협 벼 수매가 인하 결정을 규탄했다.

반면 여주시 8개 지역농협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통합RPC이사회는 이 같은 수매가 인하에 대해 지난해 높은 수매가와 쌀 판매 부진으로 100억원 대의 손실이 발생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이날 임형선 세종대왕면농단협회장은 “쌀값도 중요하지만 여주통합RPC 운영부실이 너무 심각하다. 이번에 바로잡지 않으면 힘들게 농사지어도 앞으로도 매번 벼값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면서 “통합RPC를 방만·부실경영한 윤주병 대표를 사퇴시키고 조합장들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류병원 여주시농단협회장은 “통합RPC 이사회는 운영위원회가 기존부터 해오던 벼 수매가 결정을 유명무실하게 했다”면서 “새나 쥐가 나락을 먹는 것보다 통합RPC가 방만 경영해서 떼어간 돈이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이날 농민들은 △운영위원회 벼 수매가 존중, 수매가 재결정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부실 운영에 대해 윤주병 대표이사와 조합장들이 책임질 것 △수매 품종을 운영위와 협의하도록 규정 △벼 수매가 관련 운영위‧이사회 회의록 공개 △세종대왕농협은 여주통합RPC 탈퇴해 독자 운영 등 5개 요구안을 이명호 세종대왕농협 조합장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명호 조합장은 “농민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손실액 분담으로 각 농협들이 오는 연말에 출자배당도 못할 만큼 힘든 상황”이라며 “어려운 때일수록 조금씩 양보하며 고통 분담을 함께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대왕면 농민들은 지난 4일부터 세종대왕농협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고, 인근 농민들도 각각 천막농성에 돌입해 벼 수매가 결정을 놓고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천시도 지난달 26일 이천농협조합장운영협의회(회장 황순철 모가농협 조합장)를 열어 주력 품종인 만생종 알찬미 8만원, 조생종인 해들 8만2000원, 진옥 8만3000원, 히토메브레 8만 5000원으로 지난해 동일가격으로 결정했다.

여주·이천=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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