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이 양재하나로마트에서 판매중인 흰우유 제품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이 양재하나로마트에서 판매중인 흰우유 제품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양재 농협하나로마트 찾아
생산자·소비자단체 등과
가격동향 점검·현장간담회

유가공업계 “가격 인상 최소화”

7월말 인상안이 확정되면서 리터당 88원이 오른 원유가격이 이달부터 유제품 가격에 본격 반영됨에 따라 정부와 유가공업계 및 생산자·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이 소비지 유통현장 점검에 나섰다. 현장점검과 함께 열린 현장간담회에서는 유제품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는 유가공업계의 입장이, 원유가격 인상이 가공식품 가격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 입장이 나왔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과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장·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등은 지난 4일 양재 농협하나로마트를 찾아 판매되고 있는 유가공제품의 가격동향을 점검하고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 회장은 “원유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설탕을 비롯한 각종 원재료와 포장재, 가스·전기요금, 물류비 등 다양한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에 대한 협력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유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가격 인상 요인의 50% 정도밖에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 지원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서는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 원유가격 인센티브 체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유업체가 살아야 농가도 살 수 있다”라며 유업체와의 상생협력 의지를 밝히며, “유업체와 농가는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며 낙농산업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생산비 상승 등에 따른 농가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이 중심이 되어 우유의 유통마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더 고민해야 한다”며 농협유통의 역할을 주문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흰우유 가격 인상이 카페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데도 과도한 가격 인상 요인인 양 언급하는 것은 얄팍한 상술”이라며 “이러한 사실을 언론 등에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말하고, 또 “흰우유는 생활필수품이라서 유통마진이 너무 높아서는 안 되고 생산자와 유업체는 국제경쟁력을 높여 수입산과의 가격 차이를 좁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면서 “소비자단체는 흰우유 가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물가안정을 위한 업계의 협조에 감사드린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비를 낮추는 등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방안 마련을 위해 소비자·업계·전문가 등과 지속 논의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정책관은 또 “원유가격 인상과 함께 흰우유 가격이 인상되었지만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제조 업종별 원재료의 제조원가 비중은 53.8~78.4%로, 주요 식품류 중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하면 원유나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아이스크림 중에서도 아이스바 등 일반 빙과류는 유제품 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과자류도 유제품 원료 비중이 1~5%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특히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유제품 원료는 수입산 의존도가 높다.

한편, 올해 원유가격은 용도별차등가격제를 적용해 생산비 증가액이 리터당 115.76원으로 전년대비 13.7% 했지만 리터당 88원(8.8%) 인상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정부가 지난 2년간 추진한 낙농제도 개편의 성과이자 원유가격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결과”라면서 “낙농제도 개편 없이 작년까지 적용하던 생산비 연동제에 의해 결정되었다면 인상폭은 최소 104원에서 최대 127원에 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또 “새롭게 적용 중인 용도별차등가격제는 우유 소비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경우 생산비가 증가하더라도 오히려 원유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며 “유업체와 하나로마트 등 유통업계도 정부의 물가안정에 협조하기 위해 소비자 구매가 많은 대형마트 흰우유(900~1000㎖) 판매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2980원 이하로 판매하기로 하는 등 예년에 비해 유제품 가격 인상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책정됐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